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4개 산유국이 16일(현지시간) 산유량 동결을 결정한 데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동참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7일 테헤란에서 이라크,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장관과 4자간 회동한 뒤 “유가 인상을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모든 결정과 협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에 동참할지에 대해선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잔가네 장관은 “오늘 회담에서 산유량 동결 제의를 받았다”며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모두 앞으로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가 안정을 위한 이번 조치(동결)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기다려 봐야 한다”며 “의미있는 첫 걸음에 이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현재 일일 290만 배럴의 산유량을 2012년 원유 수출 제재 이전인 4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정상적이라는 입장이다. 수출량 역시 일일 130만 배럴에서 수개월 안으로 20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이란이 이날 회의에서 동결 제안에 즉답을 유보했거나, 이란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산유량을 제한하는 다른 조건의 제안을 받고 이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 현지일간 샤르그는 이날 메흐디 아살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파견 이란 대표가 “이란이 제재를 당할 때 (사우디 등) 몇몇 산유국은 산유량을 늘렸고 그 때문에 유가가 떨어진 것”이라며 “이란에 산유량을 동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도 17일 트위터 계정에 “모든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약속을 지킨다면 산유량 동결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동참 여부엔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원유 수출량 세계 1,2위인 사우디와 러시아를 비롯해 카타르, 베네수엘라는 1월11일 기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16일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