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 혼합백신, WHO 입찰자격 획득
LG생명과학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유아의 주요 사망 원인인 5개 질병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에 납품할 자격을 따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5가 혼합백신 ‘유펜타’(사진)가 WHO의 사전적격인증(PQ)을 획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WHO의 PQ를 받아야 UN 산하 보건기구가 발주하는 백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5가 혼합백신 PQ는 GSK 등 글로벌 제약사 6곳만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생명과학은 올해부터 UN 산하기관인 유니세프, 범미보건기구(PAHO) 등이 주관하는 국제 백신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국제기구 입찰 참여를 계기로 남미, 아시아, 중동 등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유펜타는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고 치사율도 높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 등 5개 질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백신이다. 제조기술이 까다롭고 검증된 원료 확보가 어려워 개발이 쉽지 않은 백신 중 하나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필리핀 영·유아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시험(허가를 위한 최종 단계)을 시행해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은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에 소아마비 예방효과를 더한 6가 혼합백신과 글로벌 제약사만 생산하는 폐렴구균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백신사업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백신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결과들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백신주권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