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멜로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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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한층 누그러졌다고는 해도, 찬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날씨이다. 걸그룹 멜로디데이와의 인터뷰 날도 마찬가지였다. 얇은 한복차림으로 등장한 멜로디데이는 추위에 오들오들 몸을 떨면서도 특유의 건강한 에너지를 거리 가득 뿜어냈다. 꺄르륵, 멤버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차가웠던 풍경이 금세 생기를 되찾았다.

지난 2015년은 멜로디데이에게 여러모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줬다. 리더 여은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왕 자리를 차지하며 대중에게 그룹을 각인시켰고, 이어 ‘스피드 업(SPEED UP)’ 활동을 통해 섹시 콘셉트에 도전하기도 했다. 빅스 라비가 참여한 ‘비가 내리면’으로 음원차트 1위 자리에도 올랐다. 속상한 이야기에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관객들의 환호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모든 일들이 멜로디데이에겐 성장의 양분이 됐다.

멜로디데이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꾼다. 바로 ‘행복’이라는 꿈. 어쩌면 그것은 음원 차트 1위나 팬카페 회원수 10만 돌파보다 더 이루기 힘든 꿈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행복은 멜로디데이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10. 멜로디데이에게 2015년은 잊지 못할 해였을 것 같아요. 특히 ‘스피드 업’활동을 통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걱정되진 않았나요? 어떤 사람들에겐 그게 멜로디데이의 색깔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텐데.
여은 : 안 해본 장르다보니까 겁이 조금 났어요. 많은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저희가 데뷔를 발라드곡으로 했잖아요. 그래서 ‘혹시 발라드가 안 되서 넘어왔나’라고 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보컬에서의 장기를 가져가면서도 퍼포먼스도 보여주고, 좀 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멜로디데이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지은 거고요. 앞으로도 계속 변신을 거듭하면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아요.

10. 안 해본 걸 해봤으니, 성장하게 된 부분도 있겠어요.
차희 : 우리 멜로디데이의 색깔이 풍부해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이런 것도 할 줄 알아?’라는 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발라드면 발라드,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여러 가지 색깔을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아요.
예인 : 개인적으로는 제 목소리를 더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내가 이런 색깔의 목소리도 낼 수 있구나, 하면서요. 저 스스로를 풍부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10. 다음 번 활동을 통해 이뤄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예인 : 저희의 보컬적인 부분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살리면서 퍼포먼스까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물론 욕심일 수도 있는데,(웃음) 그렇게 하고 싶어요.
여은 : 발라드와 ‘스피드업’의 중간점을 찾아보고 싶어요.
차희 : 예를 들면 비스트 선배님의 ‘12시 30분’ 같은 노래요.
여은 : 비투비 선배님의 ‘집으로 가는 길’도 좋아요.
차희 : 그리고 비투비 선배님의 ‘괜찮아요’도 저희 넷 다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 느낌을 여자 버전으로 해보면, 저희에게 어울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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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발라드와 퍼포먼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그걸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멜로디데이의 ‘무엇’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여은 : 저희도 처음엔 그런 걸 고민 많이 했어요. 누군가 ‘너희들의 색깔이 뭐야?’라고 물었을 때 ‘섹시해요’ ‘귀여움이에요’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우리 색깔인 것 같아요. 이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다는 걸, 무지개처럼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인 : 팔색조! 팔색조!
차희 : 카멜레온!

10. 하하. 아직 못 보여준 모습도 있나요?
여은 :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해 와서, 노래가 전부고 제일 자신 있는 것도 노래예요. 그런데 그게 꼭 가요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배우고 공부했거든요. 뮤지컬이라든지 개인 솔로 곡이라든지 다른 장르의 무언가가 라든지. 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10. 다른 분들은요? 특히 차희 씨가 숨은 매력이 엄청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웃음)
차희 : 작년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어떤 프로그램을 나가도 자신 있게 해야 하는데, 위축됐던 게 조금 있었죠. 2016년에는 많이 도전하고 싶어요. 많이 내려놓고 해야 되겠구나 느꼈거든요. 연예인으로서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면을 보여줘야 좋아해 주실까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2016년에는 제 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예인 : 그냥 몸으로 모든 걸 다 보여줘야 하는데, 일단 자기 발전이 더 먼저인 거 같아요.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 이전에 부족한 면이 들통 나면 안 되잖아요. 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이에요. 그리고 제가 조금 소심한 면이 있어서, 이제 그걸 좀 버리려고요.
일동 : 예인이가 제일 많은 개인기를 갖고 있어요! 패러디를 정말 잘 해요.
예인 : 하하. 그렇게 거창하게 말할 것까지는 아니고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따라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에는 차희가 치고 올라오고 있어요.
유민 : 저희 각자 다 배우고 있는 게 많거든요. 저는 랩도 배우고 연습하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메이크업하는 데 관심이 많아서 그런 걸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네 명 모두 연기 공부도 하고 있어서 비활동 시기에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죠. 기회는 누가 나에게 안겨다 주는 게 아니라, 제가 알아서 잡아야 하는 거니까요. 신인의 패기로 더 열심히!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쟤는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이요.

10. 다들 노래도 잘 하는데다가 연기까지 배우고 있다니, 아까 얘기한 대로 뮤지컬에 도전해 봐도 좋겠네요. 혹시 탐나는 배역도 있나요?
여은 : 소극장 뮤지컬에 로망이 있어요. ‘형제는 용감했다’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둘 다 아줌마 연기를 해야 하는 역할인데, 학교 다닐 때 제가 유일하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거든요.(웃음)

10. 예능 프로그램에도 욕심이 많아 보이고요.
차희 : 네. 저는 일단 ‘마이리틀텔레비전’에 나가고 싶어요. 혼잣말을 많이 하거든요.(일동 : 차희 보고 있으면 TV 보는 것 같아요.) ‘먹방’도 자신있어요. (일동 : 진짜 대식가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못 먹는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 같은 것도 생긴다면, 나갈 자신 있어요. 아! 취두부는 빼고요.

10. 하하. 취두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나요?
차희 : 저희가 ‘비타민’에 나갔는데, 그 때 취두부가 소개됐거든요. 그런데 온 스튜디오가 그 냄새로 가득 찼어요. 그래서 좀 힘들었어요. 어쨌든 녹화 내내 웃어야 하니까요.

10. 연예인으로서 큰 산을 하나 넘게 해준 경험이겠어요. 힘든 상황인데도 웃어야 했다니 말이에요.
여은 : 신기하게 카메라가 있으면 힘든 게 잊혀요. 음악방송도 새벽에 일어나면 사실 피곤하고 눈도 감기거든요. 리허설까지만 해도 피곤한데, 카메라가 있으면 다 잊혀요. 아픈 것도, 피곤한 것도 다 없어져요. 신기해요.

10. 다들 천생 가수인가봐요.
차희 : 하하. 저희뿐만 아니라, 다들 즐거워서 하시는 일이잖아요.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카메라 앞에 서면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긴 해요. 더 즐겁고요.

10. 예능 말고, 음악적으로 욕심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예인 : 차희랑 저는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기타 하나만 들고 노래하는 음악이 너무 좋더라고요.
차희 : 동요도 기타 하나로 치면 되게 좋아져요. 그런 거에 빠져 있어요. 둘이 치면서 불러보기도 하고.
여은 : 저는 콜라보레이션에 욕심이 나요. ‘겁나’라는 ‘비가 내리면’이라는 곡을 래퍼 선배님들과 같이 했었는데, 정말 정식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요. 아이유 선배님이나 주영 선배님처러 목소리가 달콤하신 분들과 하면, 멋진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요?
유민 : 저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선배님처럼 보컬 퍼포먼스를 같이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섹시한 콘셉트도 해보고 싶고요.
차희 : 갑자기 생각난 건데, 브라운아이드소울 선배님도 네 분이시잖아요. 그래서 우리 멜로디데이랑 한 명씩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면…? 너무 해보고 싶어요.

10. 방금 얘기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정통 알엔비를 구현하는 얼마 안 되는 팀 중 하나잖아요. 혹시 여러분도 파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여은 : 저는 알엔비를 너무 좋아해서 그쪽으로만 쏠려 있었거든요. 그런데 대중가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들려드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다보니까 그것 역시 재밌더라고요.
차희 : 저는 좀 몽환적인 음악을 하고 싶어요. 아이유 선배님 노래도 개인적으로는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서 무척 좋아요. 그리고 저는 목소리가 예쁜 뮤지션들을 좋아해요. 코린 베일리 래나 타미아, 피스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도 좋아해요. 인디 뮤지션들도 좋아하고요. 대중가요도 좋지만 자기 색깔이 확실히 묻어나는 곡도 해보고 싶어요.

멜로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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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성 보컬 그룹이 많지 않잖아요. 낯설 수도 있지만, 여러분만의 색깔을 좀 더 확실하게 보여줄 수도 있겠죠. 멜로디데이는 어떤 모습의 가수가 되고 싶나요?
차희 :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요.
여은 : 예측불허의 멜로디데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새 앨범이 나와도 ‘이 팀은 이런 색깔이 있으니까’라고 예측이 가능한 게 아니라, 어떤 음악을 할지 종잡을 수 없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유민 : 저는 차희랑 비슷해요. 옆집 동생 같은 느낌,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요. 이상하게 저희를 어려워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예인 : 예능에서 실제 저희들의 성격을 많이 보여드리면, ‘스피드 업’과는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전 매력!
차희 : 친근하다는 게, 공연도 많이 해보고 싶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걸 많이 해보고 싶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직 저희가 공연 경험이 부족해서 더 해보고 싶고요, 그걸 통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새해 목표를 다져볼까요? 음악 방송 1위 어때요?
여은 :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어요. OST나 피처링 곡으로는 1위를 여러 번 해봤는데, 아직 멜로디데이라는 이름으로 1위를 한 적이 없어서요.
차희 : 음원차트에… 3위까지 올라가면 좋겠어요. 아~ 너무 좋겠다.
유민 : 각자 예능에 나가서 빵빵 터져서 초록색 검색창 실시간 순위에 우리 멜로디데이의 이름이 주르륵 걸려 있으면 좋겠어요.

10. 마지막으로 멤버들끼리 서로 응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여은 : 저희가 한 명씩 솔로곡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유민이는 아직 혼자 해본 게 없어서, 랩도 좋고 콜라보레이션도 좋고 좀 더 유민이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워낙 유민이가 말랐어요. 최근에 아프기도 해서, 많이 먹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유민 : 예인이가 참 고생이 많았어요.(웃음) 2015년에 예인이가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서 살을 많이 뺐어요. 앞으로는 건강에 집중해서 잘 챙겼으면 좋겠고요. 요즘 개인기를 연구하고 많이 연구하고 있더라고요. 새로운 개인기로 빵빵 터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인 : (목소리를 바꾸며) 차희야~ 우리 강아지~ (차희 : 우리 엄마 목소리를 따라하는 거예요! 하하하.) 올해는 우리 같이 기타 연습도 열심히 해서 같이 연습한 곡도 불러보도록 하자. 우리 야식도 줄이고. 하하. 열심히 기타 연습도 하고 작사, 작곡도 도전해서 앨범에 자작곡 한 번 실어보자.
차희 : 언니들 세 명 모두에게 얘기할게요. 제가 막내인데, 언니들이 저를 잘 챙겨줘서 감사해요.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 언니 셋한테 배우는 게 제일 많아요. 모든 걸 다 언니들한테 배우거든요. 항상 고맙고요. 그리고 멜로디데이가 팀워크 하나는 ‘짱’이거든요. 우리 싸우지 말고, 계속 이렇게 쭉 가서 브라운아이드걸스 선배님처럼 장수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멜로디데이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부자 되자! 건강하자!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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