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 세계 첫 '3D 증강현실' 설명서 채택
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하는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에 3차원(3D) 증강현실 매뉴얼 ‘현대 버추얼 가이드’(사진)를 적용한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양산 차량에 3D 증강현실 매뉴얼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 버추얼 가이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자동차의 각종 장치에 갖다 대면 3D 영상으로 사용 방법을 보여준다. 차량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가 쉽게 사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종 기능 조작 방법 외에도 에어클리너 필터 교환, 배터리 점프 스타트 방법, 스페어타이어 교체 방법 등 200개의 콘텐츠로 구성됐다.

현대차는 이 기술을 작년 말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쏘나타에 시범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용설명서를 책자 대신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며 “이에 현대 버추얼 가이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차량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제네시스 G90를 시작으로 G80 등 다른 차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북미 지역 외에 한국과 유럽, 중동 등 다른 지역의 소비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3D 증강현실 매뉴얼 기술을 양산 차량에 적용하는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외국 자동차회사들도 여전히 종이 설명서를 쓰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벤처 업체와 협업해 이를 상용화했다. 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맥스트’다. 2010년 창업한 이 이 업체는 작년 1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뒤 1년 동안 현대차의 멘토링 과정을 거쳐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술력은 있지만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던 맥스트가 새로운 사용설명서를 고민하던 현대차 해외영업본부를 만나면서 1년 만에 상용화했다”며 “혁신센터에서 입주업체에 연구개발금 지원과 판로 확보, 재무, 법률, 홍보까지 모든 업무를 도와준 것도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