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조3천억·녹십자 1조478억·유한양행도 1조 이상 전망

국내 제약업계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1조 클럽' 2곳이 새로 탄생했다.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영세산업'의 불명예를 벗고 세계로 진출할 단계에 진입다는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매출액이 1조3천175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는 2014년 유한양행이 기록한 업계 최대 매출액 기록(1조40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곧이어 실적을 발표한 녹십자도 2015년 매출액이 1조478억원으로 자사의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유한양행도 2015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이 2014년에 100년이 넘는 우리나라 제약 역사상 처음으로 1조원 매출 기록을 썼을 당시, 업계에는 '생각도 못하던 한계선을 넘었다'는 신선한 충격이 전해졌다.

올해는 이 고지에 3개 업체가 한꺼번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1조 클럽' 가입사들은 각사의 특성을 살려 염원하던 목표를 달성했다.

업계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끈질긴 연구개발(R&D) 투자로 총액 8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이끌어냈다.

혈액제제, 백신 강자로 손꼽히는 녹십자는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의 수출이 증가해 매출액을 끌어올렸다.

유한양행 역시 강점으로 꼽히는 원료의약품 분야 등에 주력하면서 매출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특성화해 주력하는 부문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과를 냈고, 그런 덕분에 해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 업체가 매출 규모를 키워 자금을 축적하면, 세계 시장에 진출할 R&D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업체를 다수 보유한 일본도 이런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제약사들도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해 국내, 해외 시장을 균형 있게 공략,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녹십자도 "올해는 주력인 혈액제제, 백신 부문의 해외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사적인 구호에 그치던 '글로벌 진출'이 진짜 눈앞에 다가왔다"며 "앞으로는 해외 매출이 글로벌 매출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글로벌 제약사가 탄생하는 것도 머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