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지만,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큰 걸림돌이다.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뎅기열에 관련된 학술 논문은 1만4천840편, C형 간염 관련 논문은 7만3천764편에 달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242편에 불과하다.

캐머런 시먼스 멜버른대 노살 연구소 미생물·면역학 교수도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는 '자료의 진공'이 존재한다고 표현했다.

통상 백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도 문제다.

프랑스계 제약사 사노피의 백신 부문 사노피파스퇴르는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이 금방 개발될 것이라는 데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사노피의 메리 캐스린 대변인은 "지금 백신을 연구·개발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캐스린 대변인은 "백신 연구 시작 단계에서 질환에 관한 풍부한 자료와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난 뎅기열 백신 개발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노피파스퇴르는 최근 세계 첫 뎅기열 백신을 만드는데도 20년을 들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 사업부는 개발 중인 지카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이 없다고 밝혔다.

귀너 오스테르반 GSK 대변인은 백신 연구와 개발은 기나긴 과정이라면서 통상 10∼15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소형 제약사 이노비오는 지난해 말부터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동물 실험을 완료할 계획이며 연말까지는 임상시험을 위한 준비를 마치겠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