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중 대출채권 비중 2008년 67.7%→2014년 73.8%
하나금융硏 보고서…"유가증권 비증 확대해야"

우리나라 은행들의 대출상품 의존도가 과도해 유가증권 쪽으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금융기관들의 자산운용 전략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자산증가율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1.8%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1.5%, 2012년 2.5%, 2014년 1.7%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대출상품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전체 자산 중 대출 채권 비중은 2008년 67.7%에서 2010년 71.9%, 2012년 72.0%, 2014년 73.8%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예대금리 차이에서 나오는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주는 데다가 내달부터 깐깐한 여신심사가 시행되면서 대출 채권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1천200조원대인 가계부채 가운데 경제상황이 악화해 일부 채권이 부실화하기라도 하면 은행의 리스크 관리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경진 수석연구원은 "대출 의존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장기적으로 유가증권 보유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는 대출채권에 대한 투자에 견줘 미흡한 형편이다.

2001~2014년 대출채권 연평균 성장률은 8.9%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 성장률은 3.1%에 불과했다.

이는 저금리 국면에서 유가증권 투자를 늘렸던 주요 선진국 은행들의 투자방향과 역행하는 것이다.

일본은 저금리가 굳어진 1990년대 중반에 대출과 유가증권 비중이 8대 2 수준에서 2014년 6대 4 수준으로 유가증권 비중을 늘렸다.

미국 은행도 유가증권 비중이 2005년 26.4%에서 2014년 31.8%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은행권은 안전자산인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해외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며 운용자산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은행들은 효과적인 자산 운용 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글로벌 주요 은행들 사례를 참고해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외에 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체투자상품과 같은 수익성 높은 상품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