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이란에 포르테 수출…중동 적극 공략"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글로벌 경쟁 격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기아차는 올해 스포티지와 K5 등 신차 해외 출시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달 초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수출이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5월부터 가동하는 멕시코 공장을 통해 멕시코와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시장 판매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 늘었지만 이익 큰 폭 감소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91만50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0.3% 늘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5.1% 늘어난 49조5214억원을 기록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K5와 스포티지 등 신차 출시와 카니발, 쏘렌토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 호조의 영향으로 판매대수와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2조3543억원에 그쳤다. 2010년 2조4900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0.7%포인트 하락한 4.8%를 나타냈다.

◆이란·멕시코가 돌파구

기아차는 올해도 신흥국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통화가치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현지 자동차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는 위기 극복 방안으로 이란 시장 수출 재개, 멕시코 공장 가동을 통한 중남미 지역 판매 강화를 제시했다.

한 부사장은 “중동 시장에서는 이란 수출로 판매 증가를 기대한다”며 “오는 5월 가동하는 멕시코 공장을 통해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009년 2만1000여대, 2010년 2만6000여대, 2011년 2만2000여대를 이란으로 수출했다. 1993년부터 이란의 국영 자동차업체인 사이파와 협력 관계를 맺고 반조립 부품(KD) 비중을 높여 이란 수출의 70~80%를 KD가 차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부터 사이파를 통한 수출이 재개될 것이며 준중형 세단 포르테를 KD 수출 차량으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중동지역 수출 물량은 2014년 20만9369대에서 2015년 17만9359대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기아차는 이란 수출 효과로 감소세를 보이던 중동 수출량이 반등할 것”이라며 “기아차와 함께 현대차도 이란 KD 수출 재개 등으로 중동지역 점유율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월 가동하는 연산 3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은 기아차 중남미 시장 확대의 전진기지다. 기아차는 준중형 세단 K3 등 2~3개 차종을 이곳에서 생산해 북미와 중남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한 부사장은 “멕시코 현지 판매는 물론 중남미지역에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지역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지역 판매량이 14%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308만대로 잡았다.

최진석/강현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