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26일 "올해 아시아지역이 그린본드(Green Bond)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한국에서도 더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BoAML의 수잔 벅타 이사는 이날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해까지 세계 그린본드 발행총액은 88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는 비금융기업과 아시아지역의 주도로 600억 달러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린본드란 발행자금을 환경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녹색산업과 관련해서만 사용하도록 발행기관이 약속한 채권이다.

2007년 처음 발행돼 2012년까지는 연간 발행 규모가 100억 달러를 밑돌았으나, 2013년 300억 달러를 넘긴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BoAML에 따르면 2013년 그린본드 시장의 큰 성장을 이끈 곳은 한국이다.

벅타 이사는 "그해 2월 수출입은행이 5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고, 이 채권의 수익률이 좋다 보니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그린본드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농민은행, 일본의 일본개발은행(DBJ)과 SMBC, 인도의 수출입은행 등이 각각 자국 최초로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이 친환경적 경제모델로 이행하면서 그린본드 발행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BoAML은 내다봤다.

벅타 이사는 "2030년까지 저탄소 인프라 투자에 중국은 연간 4천500억 달러, 인도는 1천65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인민은행이 그린본드 규정을 자체 수립했고, 인도 증권거래위원회도 자체 가이드라인을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친환경 투자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확대되는 등 수요도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그린본드 투자는 회사의 이미지 관리 외에도 새로운 투자자군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2013년 이후 새로운 그린본드 발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황윤성 BoAML 코리아 글로벌자본시장 부문장은 "한국이 그린본드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고도 이후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금융에서 한국의 선진성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므로 올해엔 한국에서도 발행이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