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은 1985년도에 연극 무대로 데뷔했다. 오랜 연극 활동으로 다져진 연기력은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빛을 발했다. 2012년 MBC 연기대상에서 `방송 3사가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을 수상하며 주연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그는 영화 `로봇, 소리`를 통해 원톱 주연으로 올라섰다. `로봇, 소리`는 잃어버린 딸을 10년 동안 찾아 헤매는 아버지 `해관`과 로봇 `소리`가 만들어내는 휴먼드라마다. `소리`와 함께 하는 여정을 통해 10년 전의 딸과 마주하며 딸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성민과 만났다. 그는 요새 긴장해서 잠을 잘 못잔다고 털어놨다. 원톱 주연이라는 부담감과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설레임이 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듯 보였다. `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시완이 출연하는 영화 `오빠 생각`과 `로봇, 소리`는 개봉일이 비슷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임시완과 이성민은 경쟁하기 보다는 서로의 영화를 응원해주기로 했다며 스펙타클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영화를 응원해주려고 시사회에 참석하기로 시완이와 약속했어요. 그런데 스케줄 때문에 갈 시간이 안되는 거에요. `로봇, 소리`의 일반시사회가 오후 7시 반 청량리에서 있었고, `오빠생각` VIP 사시회는 8시였거든요. 물리적으로는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시완이 얼굴이라도 보자고 생각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갔죠. (웃음)"우리나라에 보기 드문 본격 로봇 SF 영화가 등장했다는 기자의 너스레에 이성민은 웃음으로 답했다. "저는 SF라고 생각안했는데, 로봇이 나온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SF 영화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웃음) 로봇이 나오지만 SF적 요소가 거의 없어요. 촬영할 때 어르신들이 로봇을 보고 애들 보는 영화냐고 물었어요. 어르신들도 로봇을 귀여워하셨어요. 시사회 때는 심은경 씨 어머니가 제 뒷자리에서 보셨는데 계속 웃으시더라고요."이호재 감독은 `로봇, 소리`를 `휴먼드라마`라고 칭했다. 딸과 아버지, 중년 남성과 로봇의 소통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억지 눈물을 짜내지는 않지만, 눈가가 촉촉해지는 감동이 있다. "엔딩 부분에서 딸 유주가 마지막 머물렀던 공간에서 걸어온 전화 목소리를 듣는 순간 울컥했어요. 그리고 소리랑 재회할 때도 뭉클한 마음이 들었어요. 소리랑 정이 들어서 그런지 헤어질 때도 너무 짠했어요."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해관은 소리를 딸처럼 느낀다. 딸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을 소리에게는 해주고 싶다는 듯 소리를 지키는데 필사적이다. "끝으로 갈수록 묘하게 소리에게 감정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딸을 온전하게 못 보내서 소리가 원하는 대로 보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또 은경(소리 목소리 역)이가 잘 해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소리랑 헤어지는데 따라가서 잘가라고 배웅했어요. 소리가 봉고차에 실릴 때까지 손을 흔들었는데, 뭔가 정이 들었구나 싶더라니까요. 무대인사도 얘랑 같이 다녔는데 저보다 소리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자기가 주인공인 줄 아나봐요. 소리에게 기대고 싶었는데 저놈이 말을 안하네요." 이성민은 20대 시절, 대구에서 연극을 하고 2002년 서울로 올라와 극단 차이무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소재로 다룬 이 영화는 이성민에게 어떤 의미일까."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는 이야기에 집중해서 봤었고 최종 결정할 때 대구 타워가 배경인 그림을 보고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사의 문제 보다는 대구의 이야기여서 흥미로웠죠. 대구가 고향은 아니지만 20대 청춘을 보냈기 때문에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사건이 터졌을 때 가족들은 대구에 있었기 때문에 전화 통화로 안부를 물었죠. 이 영화를 찍고 나서 그 사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로봇, 소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를 소재로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재난과 참사, 사고를 겪은 모두를 위로해주는 영화다. "그렇죠. 감독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중에 하나가 `기억하겠다`는 거니까요. 하지만 감독님은 그 사건을 다루는데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셨어요.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서 보여주면 실감은 나겠지만 그 일을 겪었던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겠죠. 사실 저는 요즘 세대는 그 사건에 공감을 잘 못할 것 같아서 감독님께 더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감독님이 신중하셨던거죠. 저에게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는 검게 그을린 소방관의 얼굴, 연기, 벽 타일에 적혀있던 수많은 메시지들이거든요."표정도 감정도 없는 로봇과 연기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대호`의 최민식도 CG로 만들어진 호랑이와 호흡하면서도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이성민 역시 `소리`와 교감하며 어색함 없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허공이나 무생물을 보며 연기할 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이성민은 다른 배우보다 한 발 앞서있다. "로봇과 연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제가 감정 이입을 해야할 때 상대가 바뀌는 게 아니라 애초에 처음부터 무생물과 연기해야 해서 기대가 없었어요.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었죠. 기계에 대한 호기심이많아서 즐겁기도 했고요. 대신 저 친구와 내가 어떻게 호흡을 맞추고 앙상블을 만들어낼까에 대한 고민은 했죠. 사람처럼 서로 맞춰보고 알아서 준비해줬으면 좋겠는데, 소리는 준비를 못하니까 번거로웠어요. 저는 주로 소리의 왼쪽 눈을 보면서 연기했어요. 그 눈에 빨간 불이 들어와있거든요. 소리의 미간이 넓어서 양쪽 눈을 못 보겠더라고요. (웃음)"이성민와 로봇 `소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로봇, 소리`는 오는 27일 개봉한다.사진 / 한국경제TV MAXIM 박성기 온라인뉴스팀장
MAXIM 장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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