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그날의 분위기 심쿵의 순간들
그날의 분위기 심쿵의 순간들
영화 ‘그날의 분위기’를 보고 현실에서 그대로 따라했다간 뺨을 맞아도 할 말이 없다. 기차 옆자리에 앉은 처음 본 여자에게 “웬만하면 오늘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발칙한가. 그런데 발칙한 영화가 유연석을 만나니 ‘심쿵’이 됐다. 103분의 러닝타임 동안 유연석표 심장 폭격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새해 첫 로맨틱 코미디, 그 중심에 유연석이 있다. ‘그날의 분위기’ 속 유연석이 선사한 수많은 심쿵의 순간들 중 베스트 4를 꼽았다.

※ ‘그날의 분위기’ 영화는 영화일 뿐 따라하지 맙시다. 경찰서 가요!
※ ‘그날의 분위기’ 스포일러가 잔뜩 있습니다.

유연석
유연석
# 기차역에서 수정(문채원)의 옆 자리에 앉은 순간부터, 재현(유연석)의 맹공이 시작된다. “웬만하면 오늘 그쪽이랑 자려고요”에 이어지는 재현의 “반했거든요”. 깔끔하고 담백하게 훅 치고 들어오는 대사와 능청스러우면서 유혹하는 듯한 눈빛 때문에 심쿵하게 된다. 엄청난 말을 던지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수정을 쳐다보는 유연석에 나쁜 남자의 매력을 한 스푼 더 첨가하게 된다.
유연석
유연석
# 극 중 진철(박민우)을 찾기 위해 동행을 하게 되는 재현과 수정. 기차에서 내려 함께 차를 타게 된다. 이때부터 운전하는 남자의 판타지가 펼쳐진다. 비록 주차표를 입에 문 채 조수석 의자머리를 잡고 후진하는 모습은 보지 못해 아쉽지만, 수정이 재현의 모습을 카메라에 몰래 담을 만큼 운전하는 멋진 옆모습이 등장한다. 수정을 위해 찍어준 재현 셀카의 원본도 궁금하다. 시원하게 펼쳐진 도로와 예쁜 풍경이 어우러져 잔잔한 심쿵이 이어진다.
유연석
유연석
# 수정이 재현의 배려에 본격 심쿵하는 장면이다. 높은 하이힐로 발이 부은 수정을 위해 재현이 발마사지를 한다. 스킨십을 위해 의도적인 접근이 아닌, 수정의 발을 걱정한 재현의 진심이 와 닿는 장면이다. 비가 오는 와중에 젖어드는 자신의 어깨를 신경쓰지 않고, 재현은 오로지 수정의 건강을 걱정한다. 그런 재현을 처음과는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수정의 모습까지, 장면 전체가 심쿵을 유발한다. 처음의 발칙함이 로맨스로 이어지는 장면이다.
유연석
유연석
# ‘그날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장면이다. 한 차례 실패(?)한 두 사람은 재현의 추억이 담긴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터놓는다. 경비 아저씨를 피해 숨은 으슥한 곳. 장난처럼 시작된 그날이 깊은 진심의 적막으로 휘감은 분위기로 바뀌는 그 순간, 심작박동수는 최대치가 된다. 유연석이 선사한 설렘이 완성된다.

‘그날의 분위기’는 결정적인 그날이 지난 뒤, 로맨틱코미디의 클리셰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유연석과 문채원이 풀어내는 설레는 케미스트리와 그것을 살려주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기분 좋은 로맨틱 코미디를 탄생시켰다.

글, 편집.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영화 예고편, 스틸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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