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시청자들을 1988년 쌍문동의 추억으로 젖어들게 했던 tvN ‘응답하라 1988’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쌍문동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사랑과 우정, 추억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누군가의 친구로, 누군가의 가슴 아픈 첫사랑으로, 누군가의 가족으로, 누군가의 이웃으로 남은 ‘응답하라 1988′ 속 쌍문동 사람들. 그들은 떠났지만, 아직 우리는 그들은 보내지 못했다. 여기 안방 여성 시청자들을 운동회 청군 백군 나뉘듯 편갈라 싸우게 만든 마성의 두 남자가 있다. 안방을 뜨겁게 응답하게 만든 ‘최택’ 박보검, 그리고 ‘김정환’ 류준열이다.

'응답하라 1988' 최택 포옹신
'응답하라 1988' 최택 포옹신
# 포옹신 : 택이 입주신고 완료
이때였을까, 택이가 수많은 여자들 마음속에 입주신고를 했을 때가. 택이가 해외 대국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택은 그리웠던 친구들을 한 명씩 껴안는다. 선우(고경표), 동룡(이동휘), 정환을 차례차례 껴안고 마지막으로 덕선(혜리)을 껴안았다. 달랐다. 시청자들은 확실히 덕선과 택의 포옹이 다른 친구들과는 달랐다는 걸 느꼈다. 가장 그리웠던 엄마에게 달려가듯, 택은 먼저 덕선을 품에 가뒀다. 그리고 택은 여심(女心)까지 품에 안았다.
'응답하라 1988' 다 사줄게
'응답하라 1988' 다 사줄게
# “다 사줄게” 신 : 택이 하나면 돼

덕선의 ‘마니또’였던 택. 미처 덕선의 선물을 준비 못한 택은 밤늦게서야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였는지 깨닫게 된다. 택은 덕선을 향한 미안함에 한 겨울 반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골목 평상에 누워 좌절하고 있는 덕선에게 말한다. “미안해, 뭐 갖고 싶어? 다 사줄게.” 오해하지 말자. 이 신의 포인트는 “다 사줄게”가 아니라 저 ‘꿀’ 넘치는 눈빛이 포인트다. 덕선에게 집중한 저 눈빛,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저 눈빛. 저 눈빛이 포인트인 것. 앙고라 털 장갑? 명품 가방? 아무것도 필요 없다. 최 택,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응답하라 1988' 담다디 신
'응답하라 1988' 담다디 신
# ‘담다디’신 : 미소가 해로울 정도로 예쁘다
택은 웃었는데, 보는 이는 심장이 아프다. 미소가 심장에 해로울 정도로 어여쁘다. 덕선의 우스꽝스런 ‘담다디’ 춤을 보는 택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때의 웃음은 택을 연기한 박보검의 현실 웃음인지, 택의 웃음인지 구별이 어려웠다. 그만큼 연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택은 진심으로 웃었다. 사람의 미소가 이렇게 빛날 수 있을까. 덕선을 바라보며 짓는 택의 미소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해 보인다. 물론 ‘꿀’ 떨어지는 눈빛은 기본 옵션이었다. 비록 택의 미소는 덕선이 때문이지만, ‘심쿵’은 시청자가 당해버렸다.
'응답하라 1988' 까까신
'응답하라 1988' 까까신
# 고깔과자신 : 통장을 털어 택에게 까까 사주겠습니다
“까까 먹는 애.” 까까(과자) 먹는 신에 심쿵했다고? 까까를 뺏겼을 적 그의 미소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까까 대신 덕선이의 손가락이 택이의 입 안에 들어갔을 때, 그 때의 택의 얼굴을 보면 절대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가히 ‘마성의 까까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고 또 보고, 고깔과자신을 19,876번을 돌려봤지만 딱히 중독성은 없는 것 같다. 어린 소년 같은 그의 얼굴은 정말 까까를 사주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든다. 결국 최 택은 또 한 번 ‘바보미(美)’로 모성애를 자극해버렸다.
'응답하라 1988' 덕선앓이신
'응답하라 1988' 덕선앓이신
# 덕선앓이신 : 택이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덕선이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택이 죽다니.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된 것일까. 조용한 밤, 선우와 택은 각자 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왜 덕선을 좋아하냐란 선우의 질문에 택은 이렇게 답한다. “그냥. 덕선이가 좋아.” 이어진 덕선이 없다면 죽을 수도 있다는 택의 말은 꽤나 충격적이기도 하다. 이때의 택의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새삼 덕선을 향한 택의 마음이 이렇게 깊었나 싶다. 섬뜩한 말이지만 그만큼 택의 사랑이 깊다는 걸 뜻했으니까. 택의 무한 사랑을 받는 덕선이 부러워지는 신이었다.
'응답하라 1988' 오락실
'응답하라 1988' 오락실
# 오락실신 : 갤러그도 승부사
승부사긴 정말 승부사였다. 절대 2등하는 꼴은 못보는. 오락실 1인자 정봉(안재홍) 형의 1등 기록을 가볍게 정복했다. 그것도 중요한 대국 날 아침에. 마치 대국에 임하듯이 진중한 모습으로 전자 게임 화면 속을 들여다보는 택이에게서 남자의 카리스마를 느껴버렸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남자의 모습은 참 멋지다. 그것이 오락실 게임일지라도. 아주 잠깐 비춰진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심쿵’ 임팩트는 대단했다. 오락실 신의 유사 포인트로는 15회 부루마블 게임도 있다.
'응답하라 1988' 이영애신
'응답하라 1988' 이영애신
# 꽁냥신 : 비록 이영애는 모르지만
“이영애보다 예뻐, 진짜 예뻐” 감사합니다. 비록 덕선에게 향한 말일지라도 언제 이런 말을 들어보겠나. 물론 택은 이영애를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니, 택에게 무한 감사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여기에 택의 ‘꿀’이 넘치는 눈빛은 옵션. 게다가 살인 미소까지. 이건 여성 시청자들의 ‘심쿵’을 작정한 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여심은 흔들렸으니, 최 택. 이영애. 성공적.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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