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사장 "수자원공사, 스마트워터 사업 집중…수돗물 안심하고 드세요"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물산업계에서 가장 큰 국제행사인 ‘제7차 세계물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 국내외에서 물 전문 공기업의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수년간 애를 태운 4대강 부채와 관련해서는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말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에서 국제테마파크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등 친수구역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취임 3년째를 맞은 최계운 사장을 만나 수자원공사의 현황과 미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인천대 교수 출신인 최 사장은 세계 도시물포럼 사무총장을 지낸 대표적 물 전문가로 꼽힌다.

▶학자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3년이 됐습니다.

“1991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3년간 수자원공사 연구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공이 수리학(水理學)이라 물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20여년 만에 사장으로 돌아오고 보니 물 사업뿐만 아니라 수변 부동산 개발사업, 수력·조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등 업무 영역이 다양하고 직원들도 바깥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 가장 중요한 성과는 무엇입니까.

“2013년 취임 당시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사업에 대한 정치적 논란 탓에 일부 국민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사의 역할을 제대로 알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난해 부채 회수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한 점도 큰 성과입니다. 작년 4월 세계물포럼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물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수변 개발사업인 송산그린시티와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낙동강 하구둑, 새만금 방조제 사업 등을 추진해 수십년간 매달려온 사업이 결실을 봤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지역민에게는 좋은 주거지를 제공하고 국제 테마파크 등 종합 개발사업으로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다양한 사업 중에서도 주력은 물 사업입니다.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만 해도 정수기시장 규모는 2조원대, 생수시장 규모는 6000억원대가 넘습니다. 먹고 마시는 일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복지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도 좋은 물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돗물 품질을 개선하고 음용률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스마트워터 사업에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정수장 상황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수돗물 품질은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공사 사옥에는 정수기가 없고 저와 임직원 모두 수돗물을 그냥 마십니다. 경기 파주시에서 스마트 워터 시범사업을 해봤습니다. 이전에는 1%에 불과하던 지역의 수돗물 음용률이 24.5%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만 있으면 수돗물 음용률을 충분히 높일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 및 세계적 물 기업과 스마트 물 관리에 대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스마트 물 관리 기술 지원사업도 벌일 예정입니다. 후진국은 가난한 사람들의 물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가뭄 극복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추진 중인지요.

“충남 서부권지역 가뭄 극복을 위해 금강과 보령댐을 잇는 도수로 공사를 지난해 10월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관로시설 21.9㎞ 중 19.3㎞를 완료했습니다. 다음달 말 도수로 시설이 준공되면 가뭄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가뭄이 심각한 충남 서부권 5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긴급 누수저감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정수장에서 생산한 물의 절반 이상이 주민에게 이르지 않고 수도관의 새는 틈으로 빠져나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전국의 부실한 지방 상수도관을 교체·보수하고 있습니다. 유량 감시, 수압관리 체계 구축, 노후관 복구, 노후관로 교체 등을 통해 하루 1만5000t가량의 수돗물 누수를 줄이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령댐 도수로 이외에도 4대강 보 용수 활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중소형 댐, 중소규모 저류지 등 신규 수자원 시설은 지역민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해수담수화, 지하수댐 등 대체 수자원 개발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해수 담수화는 물 생산 비용이 높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에서도 실용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민 물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물 소외지역에 광역상수도를 직접 공급하고 군부대 급수시설을 개선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최계운 사장은

△1954년 경기 화성시 출생 △인하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수리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수리학 박사 △세계도시물포럼 사무총장 △한국수자원학회 부회장 △인천대 도시과학대학 학장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