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가액이 1조8700억원이나 되는 초대형 거래다. 멜론은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의 50~60%를 점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온라인 음원뿐 아니라 가수 아이유, 에이핑크, 씨스타 등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K팝 스타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 전략의 키워드를 음악한류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놓고도 글로벌화에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이유는 우리말이 한국에 국한된 로컬 언어라는 데 있었다. 그런 점에서 K팝 등 음악이야말로 언어적 장벽을 넘는 글로벌 상품이 될 수 있다. 카카오가 음악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진출 전략을 가동하는 것은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전략과 실현 능력은 그러나 전혀 다른 문제다. 당장 이번 인수 건을 두고 이미 많은 말이 나오고 있는 현실을 카카오 경영자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선 자금 문제를 지적하는 우려가 많다. 카카오가 ‘탈탈 털어서’ 인수를 추진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화가 삼성 화학계열 4개사를 인수하는 데 1조9000억원이 들었는데 자산이 거의 없는 음원회사를 비슷한 가격을 주고 살 수 있느냐는 질문도 많다. 또 2013년까지 멜론의 대주주였던 SK플래닛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를 계열사로 둘 경우 지분 100%를 가져야 한다는 정부 규제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멜론 지분 대부분을 스타인베스트홀딩스에 팔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가 이번 거래로 2년 반여 만에 1조20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를 질타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카카오가 글로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커지게 돼 있다.

이런 구설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카카오는 글로벌 성공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 SNS 시대에 저급한 여론과 얄팍한 감상주의를 실어나르던 경영 구조와 체질은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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