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북미국제오토쇼가 11일(현지 시간) 막을 올렸다. 전통의 자동차박람회답게 미국 빅3를 중심으로 올해 북미에서 판매할 또는 북미 전용 여러 컨셉트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완성차업계를 향한 부품기업의 구애도 적극적이다. 일본의 덴소와 아이신, 독일 ZF 등이 완성차와 어깨를 견주며 전시장을 차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쓰지마] [기자파일]한국 대기업이 디트로이트로 몰려든 까닭은

한국 대기업들의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철강소재를 전시장 바깥에 선보이는가 하면 삼성SDI는 1회 충전으로 최장 6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가져와 완성차 구매자 대상의 설명회를 열었다. 600㎞ 주행을 달성하기 위해 셀을 추가하되 밀도를 높여 중량은 '5㎏ 증가'에 묶었다. 또 배터리 판매를 위해 모터쇼장 곳곳의 EV관련 제품을 찾는 등 보이지 않는 판매전에 뛰어들었다.

SDI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자동차전장사업 진출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하는 것과 별개로 SDI의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해 온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진행하면 SDI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처를 찾는 동안 LG화학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LG화학 직원들은 GM과의 든든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추가 공급처 발굴에 여념이 없었다. 미국에선 상대적으로 LG화학의 배터리가 많이 알려져 있다는 점을 은근히 내세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 삼성SDI, LG화학 모두 자동차부품 또는 소재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북미국제오토쇼를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으로 삼은 셈이다.

재미있는 기업은 두산이다. 이번 모터쇼에 두산은 연구개발부문 고위 임원이 참석해 GM을 만났다. 이유는 중장비 텔레매틱스 때문이다. 주로 외진 곳에서 작업하는 중장비의 특성을 감안해 텔레매틱스를 활용하면 위치는 물론 작업자에게 효율 정보도 알려줄 수 있어 유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GM의 경우 지난 2000년 초반부터 텔레매틱스를 시작했고, 로이터톰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텔레매틱스분야 특허가 가장 많은 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GM의 텔레매틱스를 두산이 중공업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한 것.

그렇게 보면 중요한 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자동차가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산업군 재편으로 자동차 외에 IT가 떠오르고 있지만 IT 또한 마지막 남은 생존영역으로 자동차를 지목한 만큼 결국 자동차는 기반산업의 존재가치가 역력하다. 자동차에서 시작한 텔레매틱스가 중장비까지 연결되니 말이다.

며칠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2016 소비자가전쇼(CES)가 열렸다. IT 중심의 박람회에 자동차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궁극적으로 두 산업이 만나겠지만 기반은 역시 자동차다. 자동차에 IT를 심는 것이지, IT에 자동차를 적용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올해도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자동차산업이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미국 못지 않아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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