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고가 수입 브랜드 대신 매스티지(Masstige·대중적인 중가 명품) 핸드백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핸드백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려는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체들은 온·오프라인 매장 정비와 최근 론칭한 새 브랜드 영업 강화를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핸드백·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와 기존의 빈폴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매스티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 대신 2000년대 후반부터 판권을 따 진행했던 니나리치 액세서리 사업은 작년 가을·겨울(F/W) 시즌을 끝으로 접었다.

라베노바는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 지방에서 모티브를 얻은 브랜드로 주요 가방 제품의 가격은 30만∼50만원 수준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6'에서 태양광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솔 백'(Sol bag)을 선보였는데 라베노바를 통해 이 솔 백을 시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핸드백을 포함한 액세서리 부문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라베노바의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MCM은 유통채널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소비자가 상품 정보를 찾아보거나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옴니 채널 서비스인 M5 서비스를 세계 각국 매장으로 확대한다.

M5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광고 속 상품 이미지에 표시된 숫자를 MCM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구매하고 나서 매장에서 상품을 가져가거나 배송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백화점 매장을 늘리기보다는 오는 4월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을 새단장해 확대하는 플래그십 매장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펼 계획이다.

MCM 관계자는 "백화점도 중요한 매장이지만 MCM의 콘셉트를 잘 살린 플래그십 매장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MCM과 함께 오랜 기간 국내 매스티지 시장을 장악해왔던 태진인터내셔날의 루이까또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층 젊어진 디자인으로 국내와 중국의 25∼35세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합류한 간호섭 홍익대 교수가 올해 봄·여름(S/S) 시즌 대부분의 제품 디자인과 제작을 총괄했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올해 신제품을 보면 디자인이 한층 젊어진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면세점을 포함해 11곳인 중국 매장도 올해 2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거둔 코오롱FnC의 쿠론 역시 작년 하반기 선보인 스마트백처럼 정보기술(IT)를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패션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직구 등 핸드백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합리적 가격에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매스티지 제품이 인기가 높다"며 "액세서리는 의류보다 경기침체의 타격을 덜 받고 있어 당분간 패션업체들의 매스티지 핸드백 경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