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12일 서울 명동역 인근 퇴계로에 L7호텔을 개장한다. 롯데의 새로운 호텔 브랜드인 L7은 디자인과 서비스를 젊은 층과 여성에 특화한 부티크 호텔이다. L7호텔은 4성급 호텔로 분류되지만, 그보다 고급스러운 ‘4.5성급 호텔’ 이미지를 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호텔이다. 호텔은 레스토랑 연회장 로비 라운지 등 시설과 서비스를 평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1~5성급을 부여받는다.
루프톱 바 ‘플로팅’
루프톱 바 ‘플로팅’
L7호텔은 20~40대 여성 등 새로운 손님을 끌기 위해 독특한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기존 비즈니스호텔에서 한 단계 발전한 형태라는 게 롯데호텔 측 설명이다. 먼저 호텔 내부는 젊은 느낌을 줄 수 있게 단장했다. 호텔리어들은 유니폼으로 기존 호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청바지, 옥스퍼드 셔츠와 네오플랜 조끼, 슬립온을 착용한다. 객실에도 기존 호텔에서 차분한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이 쓰는 갈색, 검은색 대신 노란색을 사용했다. 또 로비 식당 복도 등에 예술 작품을 전시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21층에는 루프톱 바 플로팅이 있어 풋스파를 하면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스탠더드 객실 내부
스탠더드 객실 내부
컨시어지 서비스도 강화했다. 기존 컨시어지에서는 가까운 관광지, 식당 등을 안내해 주는 정도지만 L7의 ‘트래블 컨시어지’를 이용하면 인력거를 타고 시청, 청계천, 명동 등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 메이크업, 사진 촬영 등 케이뷰티를 체험할 수 있는 ‘스타일 컨시어지’도 마련했다. 배현미 L7명동 총지배인은 “서울에 와서 L7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L7에 오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도록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4.5성급' 실험…L7호텔 성공할까
롯데는 내년 홍대를 시작으로 국내외에 L7브랜드의 호텔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치열해지고 있는 비즈니스호텔 시장의 경쟁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개성 있는 호텔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가 느는 것도 한 이유다. 매튜 쿠퍼 JW메리어트호텔 서울 총지배인은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와 시설을 이용하려는 세대에서 재미, 독특함, 개성 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새로운 여행자로 떠오르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갖춘 부티크 호텔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메리어트 힐튼 등 대형 체인들도 목시, AC, 캐노피 등 새로운 브랜드의 부티크 호텔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더플라자,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이비스앰배서더호텔 등이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선 롯데의 ‘4.5성급 호텔 실험’을 주시하고 있다. 차별화에 실패하거나 롯데호텔 롯데시티호텔을 찾던 여행자가 L7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라면 ‘제살 깎아먹기’가 되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기존 부티크 호텔들은 방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개성 있는 여행객을 잡고 있는데, L7은 비즈니스호텔과 부티크 호텔의 중간쯤인 것 같다”며 “롯데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