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시장에 슈퍼카로 뛰어든 페러데이퓨처의 FFZERO1 컨셉트가 시속 320㎞를 넘나드는 고성능으로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개발진의 면모를 보면 FFZERO1이 고성능 스포츠 EV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거스에서 막을 내린 2016 CES에서 페러데이퓨처는 개막 때부터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매우 공격적인 디자인이 주목을 얻으며 '배트맨카', 또는 '테슬라에 견줄 차' 등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CES]페러데이 EV FFZERO1, 슈퍼카가 된 사연

하지만 페러데이퓨처가 자동차업계의 화제를 모은 건 개발진이 모두 완성차업계 출신이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기 전문가로 시작해 자동차를 만들었다면 페러데이퓨처는 철저하게 완성차 업계 출신으로 핵심 개발진이 구성됐다.

먼저 FFZERO1의 개발 총괄을 맡은 닉 심슨 R&D 부사장은 재규어 XJ6 개발 매니저로 자동차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XK8 스포츠카도 그의 손이 담긴 제품이다. 이후 영국 투어러링카 챔피언십의 레이스카 개발에 참여했고, 로터스 엔지니어링 총괄을 맡기도 했다. 로터스에선 새로운 플랫폼과 선행제품 전략을 도맡기도 했다. 페러데이퓨처로 오기 전 테슬라의 제품 및 섀시부문 책임자로 일했다.

[CES]페러데이 EV FFZERO1, 슈퍼카가 된 사연

이어 디자인을 맡은 리처드 김은 아우디. 세아트, 람보르기니 선행 디자인 센터를 거쳐 BMW그룹의'i' 디자인에 참여한 이력의 소유자다. BMW i3 디자인 팀을 이끌었으며, i8 컨셉트와 i8 스파이더 개발 책임자로도 참여했다. 이외 개인적으로 제트기 인테리어는 물론 럭셔리 요트 디자인을 하기도 했으며, 최근까지 미국 산타모니카에 있는 폭스바겐그룹 디자인센터 내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를 맡는 디자인팀을 이끌기도 했다.

[CES]페러데이 EV FFZERO1, 슈퍼카가 된 사연

이런 이유로 FFZERO1은 단순 EV 개념이 아니라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페러데이퓨처의 설명이다. 외관 디자인 책임자인 페이지 비어만은 "UFO에서 착안한 곡선을 자동차에 적용했다"며 "이 세상에 없는 스포츠카를 만들되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VPA(Variable Platform Architecture)'라 불리는 가변형 플랫폼은 휠베이스를 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어 여러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닉 심슨 부사장의 설명이다.

[CES]페러데이 EV FFZERO1, 슈퍼카가 된 사연

특히 페러데이퓨처는 FFZERO1을 개발하면서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폰터스 폰테우스 인테리어 디자인 책임은 "나사(NASA) 우주선에서 운전석 시트 디자인 영감을 얻었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안전 헬멧 시스템과 연동돼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이는 기존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디자인에도 새로움을 주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크리스티안 에커트 UI/UX 디자인 담당은 "인간의 오감(五感) 외에 운전자를 위한 6번째 감각을 넣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며 "기본적인 화면 기반의 인터페이스와 헬멧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효율과 성능을 높이기 위해 탄소섬유 차체는 기본이다. 닉 그론탈 차체 담당은 "차체는 탄소 섬유 재질이고, 공기 터널을 만들어 배터리와 모터 냉각에 활용하되 주행 중 저항은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며 "이는 철저하게 고성능과 고효율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FFZERO1은 4개의 모터로 최고 1,000마력 이상을 발휘한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3초 미만이다. 최고 시속은 320㎞를 넘고, 1인승 슈퍼 EV 컨셉트로 개발됐다. 또한 고성능 레이싱용 서스펜션과 어드밴스드 토크 벡터링 등 스포츠카 개발자 출신들이 뭉친 것 답게 고성능 자동차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는 구비했다. 양산은 2017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자동차업계에선 FFZERO1 컨셉트가 시선 끌기일 뿐 실제 양산이 되려면 보다 현실적인 모습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라스베가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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