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공항공사가 최근 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지연 사태와 관련, 합동으로 실태점검에 나섰다고 한다. 2005년 개항 이후 10년 연속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 1위를 지킨 공항에서 159편의 항공기가 5200여개의 짐을 싣지 못하고 출발했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지겠지만 인천공항이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먹칠을 한 것은 분명하다.

항공전문가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은다. 공항 이용객이 2014년 이미 수용 능력(연간 4400만명)을 넘어섰는데 제때 시설 확장이나 개·보수를 못 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사 중인 제2터미널이 완공되는 2017년 말 이전에는 언제든 유사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천공항의 문제를 사장의 공백이나 ‘낙하산 인사’ 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인천공항이 그동안 외부 찬사에 취해 해이해진 게 아닌가 우려한다. 여객이나 수하물 급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제2터미널공사 완공만 기다릴 게 아니라 시스템 개편 등 대책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도착지에서 짐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을 수천명의 여행객들이다. 세계 각지에서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한번 망가진 이미지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허브공항 잣대라는 환승률에서 인천공항은 2013년 18.7%를 정점으로 지난해 11월에는 15.2%까지 떨어졌다. 일본 등 주변국 공항의 환승객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인천공항이 자랑하는 공항서비스 1위라는 것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 상하이 푸둥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글로벌 허브공항에서 밀려나는 건 한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