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아트秀다 1 ‘그림을 걸다 창을 내다’
- 미술 애호가 정소연이 만난 아티스트 15인
- 함께 차를 마시며 담담히 풀어낸 그들의 호젓한 일상과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
- 작가들과 함께 미술관 혹은 갤러리를 산책하고 작품세계를 엿본 듯한 느낌

[이선영 기자] 미술 관련 출판편집자 이전에 미술 애호가인 저자가 우리 시대 핫(!)한 예술가 15인을 만났다. ‘그림을 걸다 창을 내다’는 한국의 순수 예술가들이 어떤 삶을 영위하며 언제 창작의 번뜩임을 만나고 어떻게 시대를 각인하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책에 실린 작품을 보면 “나 이 작가 알아!”하고 외칠법한 다양한 매체서 분주히 소개되는 권정준, 금혜원, 김범수, 김석, 난다, 노준, 도병규, 박미진, 박병일, 박은하, 성유진, 성태훈, 이원철, 이종희, 주도양의 작품과 글을 한자리에 모으기까지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음반은 쉽게 구매하면서 미술 작품을 소장하는 건 왜 어려운 일로 생각할까요?” 저자는 이 질문에서 이 책의 첫발을 뗐다. 그는 가족이 미술 작품을 함께 고르는 추억, 새 작품이 주는 좋은 기운에 흠뻑 취하는 기쁨을 고스란히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15인의 작가에게 물었다. ‘작품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일상에서 창작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등등을.

주도양 작가는 미술은 쉽고 가깝고 즐거운 것이라고 한다. 성태훈 작가는 미술에는 개인과 시대가 녹아있다고 한다. 이종희 작가는 내가 보기에 예술인 것이 예술이라고 한다. 블로그를 통해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난다 작가는 ‘작가에게 절대적인 가치’는 없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시대를 세기고 자신의 삶을 올곧게 영위하는 전업 작가(순수예술가) 15인의 철학과 작품들은 물론 작품에 영향을 받은 매체, 예술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 작업실의 풍경과 작업을 하며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주도양 작가는 전시회 중 단체관람 학생이 쏜 BB탄에 작품이 완파된 경험, 이원철 작가는 옥전 고분군을 밤에 촬영하다 경찰에게 하소연한 사연, 금혜원 작가는 쓰레기처리장을 섭외의 고충, 박병일 작가는 순간의 실수로 120호 크기 작품을 찢은 순간 등을 말한다.

노준 작가는 발리에서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성유진 작가는 이틀을 하루 단위로 보내고, 박미진 작가는 아교수포를 쓰기 때문에 햇살 좋은 날을 선호하고, 박병일 작가는 반대로 먹의 색감이 풍부해지는 비 오는 날을 반긴다고 이야기 한다.

영감을 얻는 순간도 다채롭다. 박은하 작가는 책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강렬한 영감을 받았다하고 금혜원 작가는 아파트 재건축 현장서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단다. 성태훈 작가는 8년 전 늦봄에 키운 수탉 한 마리가 나는 모습에서 ‘날아라 닭’의 아이디어를 찾았다.

다양한 이야기 가운데 작가 모두 한목소리를 내는 지점이 있다. 바로 대중의 관심만이 미술을 성장시킨다는 대목이다. 한국 미술시장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 좋아지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술시장이 활성화돼야 젊은 작가도 작업을 지속해 나갈 원동력이 생기고 국가의 창조적 예술 역량, 즉 문화 콘텐츠의 힘이 강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림을 걸다 창을 내다’, 각박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가져다주는 일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소개]

정소연 ‘아름답다’는 단어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면 왜 ‘슬프다’는 단어가 따라붙는지를 생각한다. 그 생각이 슬프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마음을 동하게 하는 책을 읽는 것이 좋고 다른 일을 하다가도 흠칫 멈추게 만드는 울림이 느껴지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나를 꿈꾸고 설레게 해준 책과 가까이 있고 싶어 선택한 출판편집자라는 직업을 이어가고 있다. 살면서 언젠가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한동안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내가 살아온 한 과정이 되어주어 고마운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내가 좋아하는 몇 곡과 재미난 이야기를 들고 나가는 것, 내 이름으로 시를 발표하는 것, 해 질 녘 쿠바의 어느 오래된 밀롱가에서 (그곳의 멋진 노신사와) 탱고를 추는 것을 꿈꾼다.
(사진제공: 풀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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