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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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달콤살벌 패밀리’ 14회 2016년 1월 7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백만보 회장(김응수)은 윤태수(정준호)와 김은옥(문정희) 부부가 신문사에 맡긴 ‘녹음기’를 차단시킨다. 다음날, 어떤 기사도 나오지 않는다. 백회장은 기범(정웅인)의 소원대로 이도경(유선)과 현지(방민아)를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먹으며, 들어와 살라고 허락한다. 태수 부부는 푸드트럭을 시작하려 하지만 트럭마저 도둑맞고 만다. 백회장은 CCTV로 인해 오여사(지수원)와 봉감독(조달환)의 관계를 알고 고민한다.

리뷰
태수가 하는 일마다 방해 공작이 들어온다. 신문사에 ‘내부고발’ 하려던 계획도 틀어지면서, 태수는 그야말로 살 길이 막막해진다. 뭘 해도 ‘충심’ 사람들의, 아니 정확히는 백만호 회장의 훼방으로 마트도 그만두게 되고 취직도 할 수가 없다. 이 바닥을 떠나 타 지역으로 가야 하는 걸까. 은옥과 태수는 고민하다 ‘푸드트럭’을 내기로 한다. 김치볶음밥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할 자신 있는 은옥의 솜씨는, 이 집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그런 기대는 하룻밤도 채 지나기 전에 물거품이 된다. 어렵사리 시작한, 그것도 태수에게 하나 남다시피 한 ‘동생’ 석구가 도와줘 겨우 마련한 푸드 트럭을 누군가 훔쳐가 버린다. “거시기한 놈들이 뭐시기 하기로 작정한 거면” 찾을 수 없는, 그런 악질적인 경우다. 충심 사람들의 소행인 것이다. 말하자면 현지와 사귀기로 한 후 성민(이민혁)의 집에는 우환이 겹친다. 살던 집은 당장 빼줘야 하고, 생계는 막혔다.

현지는 할아버지 백회장 댁 식사초대에 가서, 10년만에 만난 할아버지의 마음을 녹인다. 모녀에게 당장 들어와 살라는 말이 나올 줄이야. 백회장은 밥 한 번에 흔쾌히 10년간 내친 ‘며느리’와 손녀를 받아들인다. 현지는 ‘할아버지’ 눈에 들어 ‘평범한’ 여고생에서 곧 지역 최고 부자의 손녀가 되었다. 성민은 자기도 모르게 찾아오는 자괴감과 분노로 일그러진다. 말로는 ‘공부에 전념하겠다’고 했지만, 현지를 만나는 건 이제 못할 것 같다.

백회장에게 오여사는 그런 존재였다. 이날서야 절절한 고백이 나온다. 사랑이 죄냐고 묻는 쳐 죽일 애송이 앞에서 말이다. 대단한 사랑고백이다. 다만 봉감독에게는 사형 선고가 따로 없다. “내가 말이여. 딴 건 몰라도 여복은 지지리도 없는 놈이여. 그러다 만난 게 오여사여. 내 인생 마지막 여자여. 누가 오여사 맘에 들으래? 그것도 죄야! 그런 멋진 여자가 나 같은 놈이랑 살아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여.”

모든 것을 틀어쥔 ‘절대권력’ 백회장에게로 모든 요소가 집중되고 있다. 이날 전개는 전적으로 배우 김응수의 연기력에 의존했다. 백회장이 이 드라마 전체의 희노애락을 좌우했다. 그의 감정선과 얼굴표정에 모든 사람의 생사여탈이 결정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태수의 ‘자주독립’도, 기범이 그토록 원하던 재결합도, 오여사와 봉감독의 ‘사랑’도 전부 백회장 손에 달렸다. 이날 배우 김응수의 연기는 보스의 피로감과 고독, 보스의 막강한 힘을 다 보여주었다. 하지만 백회장이 부각될수록 이 드라마는 ‘달콤’도 ‘살벌’도 애매해지는 딜레마에 빠진다. 아무도 제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으니 말이다.

수다 포인트
-“할아버지 담당이었잖아요. 생선 가시 발라주는 거.” 현지가 백회장을 할아버지로 만드는 법.
-기범은 과연 도경의 바람대로 “저평가 우량주”가 맞을까.
-오여사, 행복해? 회장님은 무슨 생각인 걸까.
-봉감독은 미쳤다. “사랑이… 죕니까?”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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