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공세에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도 최저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자동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수입차의 파상 공세 속에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또한 2년 연속 70%를 넘지 못하면서 지난해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39.0%로 전년(41.3%)에 비해 2.3% 포인트가 감소했다.

2000년대 들어 줄곧 40% 내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온 현대차로선 충격적인 결과다.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2001년 48.4%, 2004년 49.3%, 2005년 48.7%, 2007년 49.1%, 2009년 48.4%의 점유율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식해 왔다.

그러나 2010년 내수 점유율이 42.4%로 떨어지고서 2011년과 2012년 43.3%, 2013년 41.6%, 2014년 41.3%로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이 월간으로 40% 아래로 떨어진 적은 간혹 있으나 연간 수치마저 40% 선이 무너지자 자동차 업계는 놀라는 분위기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내수 점유율도 67.7%에 그치며 가장 낮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70% 선은 이미 2014년(69.3%)에 깨진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74.6%, 2013년 71.4%를 기록하며 해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으로 대표되는 독일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급속히 파고든데다 르노 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에서 생산돼 수입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차량을 대거 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총 24만3천900대로 전년보다 24.2%나 급증했다.

BMW(4만7천877대), 벤츠(4만6천994대), 폴크스바겐(3만5천778대), 아우디(3만2천538대)는 모두 3만대 넘게 팔았다.

르노 삼성의 OEM 차량인 QM3는 지난해 2만4천560대가 판매되며 수입된 차로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2만대를 넘어섰다.

한국GM의 OEM 차종인 임팔라도 지난해 8월 첫 판매 이후 6천913대가 팔렸다.

이처럼 수입 차량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자 현대기아차는 올해 다양한 신차와 고급화 전략으로 맞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달에 친환경 전용 차량 '아이오닉', 기아차는 'K7'을 내놓고 연초부터 내수 시장 선점에 나선다.

아이오닉은 일명 '프리우스 킬러'로 불리며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 플랫폼이 처음 적용되는 차량이다.

연간 5만여대 판매를 목표로 할 정도로 현대차가 거는 기대가 크다.

준대형 세단 신형 K7은 2009년 출시 후 7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풀 체인지 모델로 기아차의 핵심 전략 차종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2월 런칭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올해 안착시켜 EQ900의 판매를 늘리고 후속 모델도 조속히 출시해 벤츠 등 수입차가 독식하는 고급차 시장에서 정면 대결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의 도전이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신차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앞세워 내수 시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