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버려질 위기에 처한 감귤 720t을 사들여 당도 높은 제품만 선별해 2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감귤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 농민을 돕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오는 13일까지 제주 감귤 6.5㎏ 한 상자를 20% 할인한 1만800원에 판다고 6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1주일간 총 720t 규모의 감귤을 구입할 방침이다. 제주 농민들은 수확철인 작년 11월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잦은 비로 인해 감귤을 제때 수확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비 오는 날이 줄자 공급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감귤값은 한 달 전보다 11% 하락했다. 가격이 내렸지만 당도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감귤은 잘 팔리지 않았다. 이마트의 지난달 일반 감귤 매출은 1년 전보다 6.7%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황금향 천혜향 등의 매출이 12.9%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가격 하락 속에 공급량이 계속 늘자 제주도는 가격 안정을 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귤 4만t을 산지에서 폐기하기로 했다. 2002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이에 수확을 포기한 농민이 몰려 감귤 폐기 신청량이 계획 물량의 1.9배를 넘어섰다.

이마트는 감귤이 대규모로 버려질 위기에 처하자 720t 규모를 제주 현지에서 직접 구입해 판매하기로 했다. 최지윤 이마트 과일바이어는 “판매할 감귤 모두를 당도 선별기로 걸러 품질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