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기살리기' 나선 그룹 총수들
4일 열린 시무식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예년과 달리 임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경영환경이 어려운 만큼 ‘직원 기(氣) 살리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재계는 분석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미리 준비한 3분 분량의 원고를 치워두고 20분간 즉석 신년사를 해 임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시무식에서 원고를 읽는 중간에 다른 내용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원고를 아예 보지 않고, 긴 시간을 할애해 그룹의 경영 방침에 대해 직접 설명한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깜짝 연설에 대해 그룹 안팎에선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다소 주춤한 실적을 내자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정 회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작년 말 언론을 통해 외도 사실을 공개한 뒤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로 출근하지 않았던 최태원 SK 회장은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러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서울 광장동에서 열린 ‘2016년 SK 신년회’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시무식을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전 계열사 상무 이상 임원들과 떡국을 같이했다. 김 회장이 사내 행사에 모습을 보인 것은 작년 5월 한화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참석한 이후 8개월 만이다.

동국제강은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의 시무식을 열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난센스 퀴즈와 회사에 대한 퀴즈 등을 내며 직원들과 소통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새해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정 회장은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그룹 합동 시무식을 마친 뒤 중계본동 백사마을을 찾아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을 벌였다.

송종현/김보라/최진석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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