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인기에…완성차, 작년 내수판매 '쾌속 질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전년보다 8.7% 늘어난 158만대를 기록했다. 1996년(163만5899대) 이후 19년 만의 최대치다.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쌍용자동차 티볼리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가 판매 상승을 견인했다. 또 지난해 8~12월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도 자동차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내수 판매량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현대차는 4.2% 증가한 71만4121대, 기아차는 13.4% 늘어난 52만75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투싼, 기아차는 스포티지 등 주력 모델의 신차 효과를 봤다. 경차 스파크와 소형 SUV 트랙스 등을 내놓은 한국GM도 내수 판매가 2.6% 증가했다.

쌍용차는 판매 증가율이 44.4%로 가장 높았다. 소형 SUV 신차 티볼리가 4만5021대 팔리면서 쌍용차의 전체 판매량을 2014년 6만9036대에서 지난해 9만9664대로 끌어올렸다. 르노삼성은 소형 SUV QM3가 2만5000대에 달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다른 차종 판매가 부진했다.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8만17대에 머물렀다.

현대·기아차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지난해 총 801만5745대를 팔았다. 한국GM은 내수 판매량은 늘었지만 수출량이 2.7% 감소해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 줄어든 62만1872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량이 급증한 반면 수출량이 37.4% 급감해 전체 판매량(14만4541대)이 2014년보다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이 65.9% 급증해 전체 판매량이 22만9082대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내수시장은 작년보다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가 급증했지만 결국 올해 수요를 앞당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마케팅 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