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거스 디턴 교수 '성장과 불평등론'을 말하다

"불평등 부작용 해결할 포용적 성장이 중요"
[송년 인터뷰] 앵거스 디턴 "저성장이 인류 위협…분배 갈등으로 정치도 오염"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사진)는 “저성장은 분배를 둘러싼 갈등을 키워 정치를 오염시킨다”며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디턴 교수는 최근 뉴저지주 프린스턴대 연구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장 정체와 정치적 갈등 간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률이 높으면 최하위계층을 돌보기 위해 상위계층의 몫을 떼내지 않아도 되지만, 성장률이 제로라면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달 초 디턴 교수의 저서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이 한경BP에서 재출간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그는 “위대한 탈출은 질병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류가 이뤄낸 진보(progress)를 뜻한다”며 “인류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을 개선해 왔고,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디턴 교수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자본주의의 미래를 비관하는 시각에 대해 “자본주의가 인류 역사상 가장 경쟁이 심하다거나 최악인 시스템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불평등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기도 하지만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며 “계층 간 이동을 어렵게 하고, 동등한 기회 제공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불평등의 나쁜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용적 성장이 중요하다”며 “상속세 강화와 수준 높은 공교육 시스템 확보를 통해 불평등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린스턴=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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