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세밑 풍경은 4개월 가량 남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거 없이 살얼음판 갈등으로 점철되고 있다.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힌 것은 올해 정치판이 보여준 예측 불가능한 상황, 혼란의 연속을 대변하고 있다.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멘붕'에 빠트렸던 정치뉴스는 무엇일까?


2015년 갑오년을 마무리하면서 '2015년 5대 정치뉴스'(시간별)를 선정했다.


성완종 스캔들

성완종 스캔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모지에 언급된 인사들. '성완종 리스트' 당사자인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




□ 성완종 스캔들, 권력실세 금품 수수 의혹…이완구 총리 낙마 = 2015년 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해외 자원개발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4월9일 급작스럽게 자살했다.



새누리당 의원이기도 했던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권력 실세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폭로해 정치적 스캔들로 확대됐다.


특히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 등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부산시장(서병수) 등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면서 검찰수사가 불가피해졌고 이 과정에서 이완구 당시 총리는 임명된 지 두 달도 안 돼 자진사퇴해야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홍준표 경남지사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 혼용무도, 朴 대통령의 배신과 진실의 '낙인정치' =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혼용무도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말로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이 합쳐진 말이고, 무도(無道)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뜻한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인해 어지러워진 세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와도 맥이 닿아 있다. 1인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국회 법안과 당 정책을 관할하는 원내대표를 투표로 선출했지만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한마디로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지난 2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청와대 견제'와 '총선승리'를 내걸고 당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6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시행령에 대한 국회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함께 처리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고,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유승민 박근혜

유승민 박근혜

□ 대통령 '비토'로 원내대표 사퇴, 삼권분립은 어디에? 진박은 누구? = 이후 새누리당내 친박계 의원들을 앞 다투어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의원들의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원내대표이지만 수적 열세를 보인 친박계는 전방위적으로 압박했고 끝내 그는 원내대표 선출 5개월 만에 물러나야 했다.


입법부의 한 축인 여당 원내대표가 의원들에 의해 재신임받기 보다 대통령의 '비토'와 상대계파들의 압박에 못 이겨 사퇴한 것 역시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일이다. 이에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노골적인 '배신의 정치'는 '진실한 사람'으로 대칭된다.


비박 혹은 탈박은 '배신의 아이콘'으로, 친박은 '진실한 사람' 딱지를 붙여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큰 대구-경북(TK)의원들을 긴장시켰다. 이른바 진박(眞朴) 논란이 그 반증이다. 현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었거나 청와대에서 활동한 비서관 등 일부 총선 출마자들이 모두 진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집필진-편찬심의위원 비공개 논란 =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역시 국론분열을 야기했다. 지난 11월3일 교육부가 발표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확정고시는 '블랙홀'이 되어 국회 일정이 마비됐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강행하자 야당은 집단 반발에 나서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했다. 이로 인해 새해 예산안을 심사해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중단됐다. 전 야권이 함께 국정화 반대 시위와 문화제를 연이어 열었고 여야 대치 상황이 장기화됐다.


예산안 정국으로 인해 야당이 보이콧을 해제하고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정부가 국정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들을 비공개하면서 여러 잡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는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민주화의 '별', YS '통합과 화합' 남기고 서거 = 민주화의 또 다른 상징인 'YS',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22일 서거했다.


향년 88세의 일기로 서거한 고 김 전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 정치권 소식 중 가장 큰 사건이다. IMF 국제금융사태와 측근 비리 등으로 역대 정부 중 저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서거 국면에서 그의 민주화 투쟁과 문민정부 시절 하나회척결 및 금융실명제 등 업적이 재조명됐다.


특히 고 김 전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을 유훈으로 남겨 갈등과 반목을 반복하는 정치에 고민을 안겼다.


문재인 안철수

문재인 안철수

□ 제1야당 분당 위기, 안철수 새정치 탈당 문재인 '정면돌파' = 12월 최대 뉴스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이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제1야당의 분당이 가시화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분열이 우려되고 있다.


안 의원의 탈당 이후 측근인 문병호 의원을 비롯해 호남에 지역구를 둔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동시 탈당했고, 광주 북구을의 임내현 의원과 광주 광산을의 권은희 의원이 탈당했다. 또한 정책위의장이던 최재천 의원(서울 성동갑) 역시 탈당했다.


현재 호남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탈당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거듭 압박하면서 '탈당'을 예고해 분당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는 비주류의 즉각적인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혁신선대위를 조기에 출범하는 방향으로 '정면돌파'를 선언한 상태다.


조세일보 / 박지숙 기자 jspark0225@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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