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축 빌라 공사현장.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축 빌라 공사현장.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김현옥 오라공인 대표)

제주 주택 투자 열풍이 아파트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옮겨붙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급등한 데다 매물을 구하기도 어려워 제주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다세대, 다가구주택을 매입하고 있다. 제주 시내에서 분양된 단지형 빌라들은 중소형임에도 분양권에 5000만~7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웃돈을 포함하면 3.3㎡당 매매가가 10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제주로 이주해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아파트는 씨가 말랐다고 입을 모았다. 매매 거래보다는 연세(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납입하는 방식) 거래 정도만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그나마 있는 매물은 최근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대에 나와 있다. 제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노형동 일대 아파트는 3.3㎡당 2000만원을 넘었다. 도남동1차 e편한세상 전용 109㎡ 매물은 5억원에 달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도 있고 연세를 감안해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다”며 “전화나 인터넷으로 알아보다가 막상 현장에 와보면 매물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터전 자체를 제주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구좌읍 월정리 일대다. 해안마을이었던 월정리 해안도로변은 이주민들이 3~4년 사이에 자리를 잡으면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등이 급증했다.

장기적인 투자와 실거주를 염두에 두고 재건축시장을 기웃대는 수요도 늘고 있다. 제주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제주시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는 이도주공 1단지와 이도주공 2·3단지, 도남주공연립, 노형국민연립주택, 연동 고려연립 및 대지연립주택 등 5곳 정도다. 이 중 이도주공 1단지 전용 40㎡가 지난 9월 2억4950만원에 실거래됐다. 최근 거래된 전용면적 49㎡는 실거래가가 3억원을 웃돌았다.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의 토지거래 신고 사항과 최근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3개 아파트단지를 정밀조사하기로 했다.

제주=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