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유니클로의 플래그십 스토어. 유니클로 제공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유니클로의 플래그십 스토어. 유니클로 제공
패션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바꾼 기업으로 평가받는 유니클로는 인재 육성 정책 면에서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학력, 국적, 성별, 나이, 근속연수, 장애 유무 등을 보지 않고 철저히 실력 중심의 평가를 통해 승진 기회를 주는 ‘완전 실력주의’가 유니클로 인사정책의 핵심이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일본의 기업문화를 지워내고 ‘글로벌 마인드’를 강조하는 점도 눈에 띈다.

유니클로에서는 20~30대 젊은 나이에도 수십명의 직원을 이끄는 점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적만 좋으면 부점장이 된 지 6개월 만에 점장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유니클로에서는 업무 성과에 따라 매년 두 차례 승진 기회가 있으며, 주부사원이나 고졸 학력자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 인사팀은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작성한 커리어 계획과 성과목표를 확인하고 평가하며, 교육 전담 부서에서 직원들의 실적 현황과 승진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점장에게는 일선 매장 운영의 전권을 준다. 본사 주도의 일방적 방식이 아니라 매장 중심의 능동적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게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조직관이다. 이는 신입사원 채용에도 반영돼 현장에서 5주 동안 근무하며 서비스 정신을 검증하는 인턴십 트레이닝 과정이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이 된다. 유니클로 한국법인 직원이 일본 본사나 동남아 등 신흥 진출국으로 이동해 일하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다.

홍정우 유니클로 홍보팀장은 “개개인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도록 하는 조직문화를 갖추자는 것이 유니클로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SPA업계에서는 유니클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인력 경쟁이 종종 벌어진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SPA 매장과 같은 대규모 점포에서는 상품 진열, 소비자 응대, 재고 관리 등을 담당하는 매니저급 관리자의 개인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업체들도 유니클로의 체계적인 인력 육성 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