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공룡’이라 불리는 스웨덴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 지 1년을 앞둔 지금 풍경은 일각의 예상과는 전혀 딴판이다(한경 12월3일자 A1, 18면 참조). 이케아가 2011년 한국 진출을 선언할 당시, 또 지난해 12월18일 경기 광명시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국내 가구업계에 회자하던 ‘이케아 공포’란 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히려 국내 가구업체가 더 강해졌다는 이른바 ‘메기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빅5 가구업체’ 매출은 올 3분까지 2조30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8%나 늘어났다. 국내 1위 업체 한샘은 31.2%나 증가했다. 국내 가구업체가 이케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고, 매장규모를 확대하며, 생활용품 등으로 저변을 넓히는 등 발 빠르게 혁신한 결과다. 경쟁이 국내 가구산업을 성장산업으로 확 바꿔놓은 것이다.

외국업체가 들어오면 바로 망할 것이라던 국내 산업이 오히려 경쟁력을 높인 사례는 전에도 숱하게 많았다. 과자, 영화, 유통, 전자, 문화산업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더구나 이들 산업은 그 여세를 몰아 세계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중국에서 1위 제과회사를 노린다는 오리온도 그런 사례다(12월3일자 A2면 참조). 오리온은 지난 3분기 중국에서 20억3000만위안(약 37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경기침체로 세계 최대 제과회사마저 휘청인다는 중국에서 나홀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물론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개방과 경쟁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아직도 이런 흐름과 반대로 가겠다는 국내 산업도 있다. 농업이 대표적 케이스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200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투입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이것도 모자라 정치권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빌미로 상생기금까지 만들겠다는 판국이다. 농업도 더 늦기 전에 경쟁으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이케아에 맞선 한샘 등의 혁신, 오리온의 중국시장 신화는 국내는 물론 밖에서도 경쟁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