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인터넷은행 시대] 신분증 사본 온라인으로 확인뒤 계좌 개설
카카오은행과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소비자가 이들 은행과 거래하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필요한 인력 및 물적 요건을 갖춘 뒤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들이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6월 전에는 영업점을 가지 않고 인터넷이나 모바일만으로 예금, 대출 등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본인가를 위한 인적 요건은 인터넷전문은행 인력의 적정성과 전문성을 말한다. 특히 발기인과 임원은 은행법상 임원자격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 물적 요건은 은행업 영위를 위한 적정한 전산설비와 통신수단, 업무공간, 사무장비, 보안설비 등이다. 예비인가 사업자가 본인가를 신청하면 금융감독원이 인적·물적 설비 요건 등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인다. 금감원은 비대면(非對面) 영업을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을 고려해 해킹 대비 보안시스템 보유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이 심사 결과를 통보하면 금융위는 최종 인가를 결정한다. 예비인가 사업자는 본인가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금융소비자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첫 계좌를 개설하는 시대가 열린다. 신분증 사본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본인 확인을 한 뒤 계좌를 개설하게 된다. 은행 직원과 영상통화를 하거나 기존 은행 계좌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실명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은행들은 홍채나 손바닥 정맥 등을 이용한 다양한 본인 확인 기술을 개발했다.

카카오은행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인 카카오톡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이 은행을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사용자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 K뱅크는 예금 이자를 KT가 보유한 콘텐츠 등으로 제공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KT 가입자가 계좌를 개설하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4%(의결권 미행사 때 10%까지 가능)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추가 인가에 나설 방침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