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과 산청, 함안지역 곶감 생산 농가들이 요즘 울상이다. 궂은 날씨 탓에 애써 깎아 매달아 둔 감이 곰팡이가 나거나 물러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경상남도 곶감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1912 농가에서 깎아놓은 25만1518접(1접=100개)의 곶감이 곰팡이가 나거나 물러져 25.6%의 피해율을 보였다. 경남의 곶감 생산 농가는 모두 3838가구로 연간 88만9000접 정도를 생산한다. 연간 소득액은 782억원 규모다.

지역별 피해 규모는 함양이 생산량 대비 38%로 가장 심했고, 산청(22%) 함안(20%) 등에서도 피해가 나타났다.

원인은 습한 날씨 때문이다. 이달 들어 함양과 함안 산청지역은 10일 이상의 강수일수를 보였다. 기상청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경남을 비롯한 부산·울산지역 강수일수는 10.6일, 강수량은 102.2㎜로 1973년 이후 강수일수는 최고, 강수량은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곶감을 생산하고 있는 하재용 산청곶감작목연합회 회장은 “곶감 건조에는 온도와 습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반건시(반건조 곶감)는 20~30일, 건시는 45~50일 정도 말려야 하는데 비도 잦고 습한 날씨 때문에 곰팡이가 피거나 꼭지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심한 함양군은 긴급예산 3억원을 확보해 농가에 전기온풍기와 난로, 제습기, 대형 선풍기 등 건조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산청군과 함안군도 단체장이 직접 나서 피해 농가를 살피고 건조시설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함양=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