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회사들이 앞으로 해외에서 부실 수주를 하면 정책금융 지원이 전면 중단된다.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는 사전 수익성 평가가 의무화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어제 관계부처 장관, 국책은행장, 관련 협회장 등이 모여 연 간담회에서 결정된 방안들이다. 수출입은행 등은 곧 수익성 평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수주사업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실을 막고 수익성을 사전 점검하겠다는 정부의 이번 조치는 물론 당연히 이유가 있다. 부실사업이 나라 경제에 큰 짐이 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3사만 하더라도 올해 적자 예상액이 대우조선해양 5조2950여억원을 비롯해 모두 7조8000여억원이나 된다.

문제는 부실을 사전에 막아보겠다는 일련의 조치가 그나마 우리 기업들이 갖고 있는 사업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점이다. 사전 수익성 평가를 의무화하고, 정책금융기관에 부실 책임을 묻는다면 해외에서의 도전적인 영업은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공무원들의 생각과는 달리 세상에 수익을 사전에 보장해주는 사업이란 없다. 어떤 사업도 수주단계에서는 불투명성투성이다. 이익이 생길지, 손해를 볼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리스크를 떠안고 수주한 다음 피를 말리는 원가관리를 해내고 공정을 혁신해가면서 협소한 이익을 짜내는 것이 사업이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진폭을 줄여 사업을 따내지 않으면 누가 한국 기업에 사업을 주겠는가. 아니 그런 공짜 사업들이 널려 있다면 누가 사업을 못 할 것인가. 부실이라는 건 사후 결과다. 국제유가나 환율의 변동을 어찌 다 예상할 수 있겠나. 그런 이유 때문에 조선업체에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막강한 권한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베테랑들조차 예측에 실패한 결과가 최근의 조선업계 부실이다. 리스크를 지지 않을 외부인들이 수익성을 분석한다면 해외 수주는 불가능하다. 부실이 안 생길 사업만 하고, 사전에 수익성을 검증받은 사업만 하라? 그런 사업 좀 찾아달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