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부모에 틱장애 아동 급증
[이선영 기자] 독일제국을 탄생시키고 철혈재상(鐵血宰相)으로까지 불렸던 독일의 보수주의 현실정치가 비스마르크. 그 역시 왕 앞에서는 감정 표출을 자제해야 했다. 집에 돌아와 아끼던 값비싼 화병을 바닥에 던져 박살냄으로써 겨우 분노를 진정시키곤 했다.

서울 강남의 한 두뇌질환 치료 전문 한의원에 틱장애로 내원한 초등학교 4학년 재원(가명, 남) 군은 유치원 때 틱 증상이 시작되어 조금 덜해졌다가 최근 갑자기 심해졌다. 눈뿐만 아니라 코와 입까지 찡긋거리고 ‘킁킁’ 거리거나 어깨를 돌리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재원이의 손톱 주변엔 여기저기 물어뜯은 흔적이 있고 멀쩡하다가도 감정에 따라 토하는 일도 잦다고 했다. 안정제 복용과 미술, 놀이치료도 받았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두뇌질환 전문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상담을 해 보니 재원군은 학원을 8개나 다녔다. 물론 학습량이 많다고 무조건 틱장애가 오는 것은 아니다. 과중한 학습량도 촉발원인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의 ‘일방소통’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재원군의 어머니에게선 아이의 수준과 감정에 대한 배려 없이 ‘남들도 하고 있고 모두 아이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자기방어가 관찰되었다. 심지어 먹고 쉬고 노는 사소한 선택에서도 아이의 의견은 대부분 묵살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재원이 부모와 같은 이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강요한 적 없고 아이가 스스로 원하고 요즘 그 정도는 과한 것도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부모는 절대 권력이나 마찬가지다. 부모는 쌍방향 소통이라고 말하지만 아이에겐 에두른 강압이 되기 십상이다.

틱이란 뚜렷한 목적성이 없이 갑작스럽고 빠르게 얼굴, 목 등의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보통 남아가 여아에 비해 3~4배 정도 많은 편이다. 틱장애는 크게 근육움직임으로 나타나는 ‘운동틱’과 소리를 내는 ‘음성틱’으로 나뉜다.

심한 경우 복합 운동틱이나 저속한 내용의 욕을 내뱉는 복합 음성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아동의 15% 가량이 일시적인 틱이 나타날 확률이 있고 그 중 10%가 운동틱과 음성틱이 1년 이상 지속되는 ‘뚜렛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틱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두뇌 시스템이 불안정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그 근본에는 과도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있다. 틱장애가 있는 대부분의 아동은 또래보다 불안감을 더 느끼고 같은 일을 겪어도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향이 있다.

사실 부모의 요구를 건성으로 넘기고 거부의사를 겉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에게 틱장애는 드물다. 반면 틱장애 아이들 가운데는 유난히 내성적이고 거절과 같은 자기표현을 하지 않는 여린 심성의 아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내적 불만과 긴장이 날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안원장은 “어른도 계속 참으면 화병이 생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면 뇌가 흥분하고 예민해져 틱장애를 유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마음이 여리고 남을 유난히 의식하는 아이들은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이 대부분 모범적이라 부모님과 선생님 모두 초기 틱장애에 대해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거나 자연히 좋아지려니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 보호자, 심지어 일부 의료인조차 틱을 저절로 일어나는 불수의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틱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마치 강박증과 유사하다. 신체에 찜찜한 느낌이 있어서 하는 것이다.

실제로 틱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X-ray, CT, MRI 검사를 하거나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떨쳐버리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찜찜한’ 느낌을 느끼며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내야 그 찜찜한 느낌이 해소된다고 토로한다.

일시적으로 느낌이 해소 돼도 잠시 후 다시 찜찜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이것이 반복되기 때문에 틱 증상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다. 하루에도 그 강도의 변화가 심하며 스스로 노력하면 일시적으로는 증상을 억제할 수 있으나 오랫동안 참는 것은 불가능하다.

틱장애 치료는 어느 한 가지만 고집해선 안 되며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운동틱인지 음성틱인지, 아니면 둘 다 있는지, 또 단순틱인지 복합틱인지 등 증상을 세분해서 한약을 처방하고 신경학적인 훈련을 병행하면 훨씬 치료가 잘 되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안상훈원장은 “틱 증상에 관계없이 같은 처방을 쓰는 것은 효과가 떨어지며 한의학의 치료 특성상 증상에 따라 달리 약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효과가 좋다”며 “본원에선 맞춤 한약처방뿐 아니라 침, 바이오피드백 훈련 등을 통해 틱장애를 치료한다”라고 설명했다.

수인재한의원에선 먹기 편한 맞춤한약과 무통침으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자율신경을 스스로 조절하도록 하는 바이오피드백훈련 등을 통해 틱장애를 치료한다. 또 부설 두뇌훈련센터인 ‘수인재두뇌과학’에선 최첨단두뇌훈련을 통해 틱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특히 한방에서는 틱장애를 간, 쓸개, 심장 등의 문제로 보는데 한방에서 말하는 간, 쓸개, 심장은 양방에서 말하는 장부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 주로 뇌의 정신적인 기능과 관련된 개념으로 임상상 이를 조절하는 약물과 침 치료가 틱장애 개선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뇌를 안정시킬 수 있는 신경학적 훈련으로는 두뇌가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감각통합훈련이나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바이오피드백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해 틱 치료 및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을 준다.

바이오피드백훈련은 서울대학교 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좋은 신경학적 훈련방법이다.

아울러 틱장애를 가진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강압적이기 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기표현을 활발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틱장애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이의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혼내거나 다그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틱은 지적을 받게 되면 더 악화되는 특성이 있어 가정에선 물론 교사에게도 아이의 증상에 대해 알려 주위 친구들이 놀리지 않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접촉하면서 집 안과 밖에서 할 수 있는 놀이나 취미를 갖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원장은 “틱장애를 단순히 신경이나 신체 질환쯤으로 여겨 약물을 쓰고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완치된 것으로 여기면 오산이다. 부모와 자식 간 소통부재란 문제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잠복된다. 잠복된 분노는 사춘기가 되면 더 증폭된 갈등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자녀와 자주 대화를 하고 아이가 평소 자신의 의견과 감정에 대해 얘기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일방소통의 문제를 개선해야 하며 이와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부작용 없는 증상별 맞춤 한방 치료와 신경학적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강남역 5번 출구에 위치한 수인재한의원의 안상훈 원장은 본인이 과거에 틱장애를 앓았던 독특한 이력이 있어 환자와 증상 등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의학·심리학·인지과학을 모두 전공한 두뇌질환 전문가로서 틱장애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의료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의학과 두뇌과학을 결합한 치료방법을 통해 틱장애를 비롯한 여러 두뇌질환들에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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