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내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와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주택과 상가, 토지 등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 올해 집값 상승률은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6년 이후 가장 높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전문가들도 바빠졌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은 물론 부산과 대구 등 지방을 돌며 매주 2~3회 부동산 투자설명회에 강사로 나선다. 설명회에서 만나는 개인투자자만 매주 500여명을 웃돈다. 박 대표는 “40~50대 주부와 60대 이상 은퇴자들이 대부분이던 부동산 투자 설명회에 작년 하반기부터 휴가를 내고 참석한 20~30대 직장인이 부쩍 늘었다”며 “내집 마련부터 분양권 전매, 상가 투자까지 관심을 갖는 상품군(群)도 다양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세 나오는 부동산 사야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게 박 대표가 부동산 투자설명회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서울 논현동과 청담동 일대 땅값은 3.3㎡당 15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세 배로 뛰었다”며 “증시가 반토막 나더라도 두세 배씩 오른 종목이 있는 것처럼 부동산도 경기와 관계없이 유망한 지역과 상품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부동산은 다름 아닌 월세가 나오는 상품이다. 그는 “기준금리(현 1.5%)의 두 배를 웃도는 월세수익률이 나오는 부동산은 시장 상황이 나쁠수록 오히려 몸값이 치솟는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월세형 부동산에는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도심·역세권·주민 소득 높은 곳 유망

박 대표는 도심에 지하철이 지나면서 주민 소득이 높은 지역 부동산을 매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는 고소득 세입자가 많아 월세 전환이 쉬운 곳들”이라며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심화할수록 이들 지역 주거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세대별 투자법도 소개했다. 30대 초반의 무주택 신혼부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 인상 우려가 적은 공공택지지구 새 아파트 청약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박 대표는 “주택을 보유한 경우 월세가 잘나가는 도심의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내집을 갖고 있는 50대 중년층은 도심 외곽의 대형 아파트 대신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타고, 남은 자금으로 소형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월세 수익을 낼 것을 주문했다. 직장에서 은퇴한 60대 이상은 주거용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임대수익률이 높은 상가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그는 “노년층은 집을 담보로 맡기고 내집에 살면서 연금까지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은행원에서 부동산 전문가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박 대표의 첫 직장은 1997년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이었다.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은행원이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경기 김포와 화성 등에 출납 업무를 하러 외근을 다니며 하루가 다르게 집과 상가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활력이 있는 부동산 쪽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사표를 썼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박 대표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취직해 부동산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와 정보업체 등을 거치며 실력을 키웠다. 박 대표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05년 4월 낸 책 ‘나의 꿈 판교를 잡아라’가 성공하면서다. 판교신도시 분양 1년을 앞두고 나온 이 책은 판교는 물론 판교 이후 새롭게 조명받게 될 신도시를 소개해 인기를 끌었다. 박 대표는 “2년여간 판교 일대를 돌며 발품을 판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개인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