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차례로 랩노쉬, 치짜, 약콩두유, 농후계 밀크티, 부라더#소다, 복고풍 빼빼로
왼쪽 위부터 차례로 랩노쉬, 치짜, 약콩두유, 농후계 밀크티, 부라더#소다, 복고풍 빼빼로
#직장인 김혜리 씨(24세)는 평소 구독하는 인스타그램 스타 정 모씨가 최근 ‘마이보틀’처럼 생긴 보틀 간편식을 먹는 것을 보고 같은 제품을 구매하려 했으나 현재 시판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해당 제품은 ‘랩노쉬(LAB NOSH)’라는 제품으로 현재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만 배송되고 있다.

김씨가 구독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인기인은 일반인이지만 예쁜 얼굴과 탄력 있는 몸매로 연예인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모도 인기 비결이지만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맛집이나 식품을 경험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정보원이 되고 있다. 정씨처럼 발 바르게 먹거리를 경험하는 이들을 ‘얼리 테이스터(Early Taster)’라 부르며, 이들이 최근 SNS에서 활동하면서 소위 ‘사진빨’ 잘 받는 제품이 인기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한 사용자가 올린 랩노쉬 사진
인스타그램에서 한 사용자가 올린 랩노쉬 사진
랩노쉬는 지난 10월 5일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와디즈(www.wadiz.kr)를 통해 데뷔한 식품으로, ‘미래형 식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Egnis, 대표 박찬호)가 1년 여의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제품이며, 한 끼를 간편하게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든 영양간편식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마이보틀’처럼, 투명한 용기에 파우더형 제품을 채웠다. 세 가지로 구성된 맛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며 감각적인 디자인의 라벨로 ‘미래형 식사’라는 콘셉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만 선배송하고 있으나, 벌써 목표금액의 8배가 넘은 금액이 조성됐고 약 400여명이 제품을 체험했다. 이그니스 관계자는 “체험자의 약 90%가 여성이며, 그 중 약 20% 정도는 펀딩 개시 이후 3주 사이에 재구매 했을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체험자들이 이벤트가 없는데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어 홍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랩노쉬는 8일 펀딩 마감 후 9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KFC는 지난 2일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치짜’를 새롭게 출시했다. 치킨과 피자의 결합어인 ‘치짜’는, 이름대로 치킨 위에 피자를 얹어 독특한 비주얼을 뽐낸다. 이 때문에 출시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제품 사진이 오르며 소비자의 기대를 받아왔다. 누리꾼들은 “치킨과 피자 둘 다 좋아하는데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 좋겠다”, “술 안주로 좋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치짜는 빵 도우 대신 100% 국내산 통살 치킨 필렛 위에 베이컨, 모짜렐라 치즈, 파인애플, 양파 등 다양한 피자 토핑을 풍성하게 얹어 오븐에 구워낸 메뉴다. 출시 이후 KFC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치짜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며, ‘치짜 더 즐겁게 즐기는 법’ 게시물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 히트작인 BOBSNU(밥스누)의 ‘SOYMILK PLUS 약콩두유’도 건강을 챙기는 여성들의 단골 SNS 아이템이다. 약콩두유는 두유업계에서 콩과 어린이 캐릭터 등으로 친숙하게 패키지를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약콩두유’ 글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른 두유에 비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외관이다. 특히 ‘약콩두유’ 서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를 본떠 전통미를 담고 있다. 약콩두유는 국내산 콩을 100%로 만든 두유이기 때문에 제품명 표현에도 전통을 표현하려 했다고 업체측은 밝혔다.

편의점 음식도 SNS 단골 아이템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편의점음식’ 해쉬태그를 단 게시물은 4일 현재 17만 건에 달한다. 지난 8월 편의점 GS25에서 출시한 대만 비피도사(社)의 '농후계 밀크티'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화장품 용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화장품통 밀크티', ‘화장품 밀크티’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불과 2달 사이 12만 병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GS25는 더심플밀크티, 더심플그린밀크티, 더심플라떼, 더심플만델링 모두 4종의 제품을 대만에서 직접 공급받아 독점 판매 중이다. 이들 제품은 대만 현지 가격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하루에 1만개 이상씩 팔리며 큰 인기를 끌어 본사에서는 국내 발주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해양조(대표 임지선)가 지난 9월 출시한 탄산주 '부라더#소다'가 인기에 힘입어 이번 달부터 편의점에도 유통된다. 주류를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20대 소비자들의 문화와 보해양조의 도전정신이 만나 탄생한 국내 최초'한국형 RTD(Ready to Drink)' 제품으로, 젊은 층에게 친숙한 '소다 맛'에 톡 쏘는 탄산을 첨가했다. 맛과 함께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것은 ‘외모’다. 이 제품은 민트빛이 감도는 투명한 페트병과 잎새 모양의 탄산 방울이 적용된 라벨 등 색다른 디자인으로 인해 SNS에서 사진 리뷰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3도로 대폭 낮춰 달콤한 맛과 청량감이 최상의 조합을 이룬다.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풍미와 함께 알코올 특유의 맛과 향이 거의 없어 음료처럼 즐기기 좋다.

11월의 빅이벤트인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편의점 업계는 관련 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씨유(CU)는 3일 2030세대를 겨냥한 재미있는 콘셉트의 빼빼로 3종을 출시했다. '팝아트 빼빼로'는 강렬한 색상과 감각적인 이미지, '복고 빼빼로'는 까칠함 속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멘트가 특징, '부적 빼빼로'에는 빼빼로데이와 수능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니스톱도 1980년대가 떠오르는 복고풍 빼빼로 3종을 출시했다. 88올림픽이 연상되는 '손에손잡고'(6입), 굴렁쇠 소년을 담아낸 '너에게 달려가'(8입), 만화캐릭터 캔디로 재미있게 구성한 '빼빼로캔디'(6입)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품 내용물이나 광고 카피로만 포장지를 디자인했으나 최근에는 일러스트와 사진 등을 전면에 내세워 한 눈에 제품 특징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업계에서 온라인 및 SNS 홍보를 중요시하면서 이미지를 통해 고객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