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7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어제 올해 3분기 매출이 전기 대비 6.48%, 전년 동기 대비 8.93% 늘어난 51조6800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7.18%, 전년 동기비 82.08% 개선된 7조3900억원이었다. 반도체 호조가 성장을 주도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66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디스플레이, 소비자 가전 부문도 소폭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반면 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소폭 줄어든 2조4000억원이었다.

3분기 실적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이룬 것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각 사업분야가 골고루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까지 성장을 주도한 IT·모바일 부문이 올 들어 다소 주춤하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TV 등 다른 분야가 선전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3분기 4조원대로 급락했던 영업이익이 이후 매분기 꾸준히 증가, 다시 7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스스로도 밝혔듯이 3분기에는 원화 약세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약 8000억원의 환차익이 생겼다. 단순계산으로 영업이익에서 이 8000억원을 빼면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수준으로 줄어든다. 반도체부문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샌디스크를 인수해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인텔이 중국과 손잡고 다시 메모리업계에 뛰어든 것은 적잖은 위협이다. 중국은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1.6%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몇몇을 제외하면 제조업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얘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안으로는 규제와 반기업 정서, 밖으로는 경쟁격화가 점점 더 한국 기업을 옥죄는 양상이다. 제조업 부흥을 위한 기업환경 개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