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가 자동차가 보험료에 비해 보험금(수리비·대차비 등)을 많이 청구하는 관행은 한국경제신문이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과 함께 시행한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도 잘 드러난다.

KICSI 평가 대상인 국내 판매 상위 10개 수입차 브랜드는 지난해 모두 손해율이 100%를 웃돌았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지급한 보험금을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로 나눈 백분율로,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금에 비해 보험료를 덜 냈다는 뜻이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손해율이 대부분 100%를 밑돌았다. ‘수입차 보험료를 국산차 보유자들이 대신 내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조사 대상 10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손해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포드로 169.3%에 달했다. 폭스바겐이 166.3%, 크라이슬러가 162.1%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니(109.5%), 메르세데스벤츠(109.6%), BMW(118.2%) 등은 수입차 중에서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낮은 편이었다.

전국 1000여명의 수입차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항목별 만족도 조사에서도 보험료에 대한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62.3점으로 공임비(57.7점)나 부품값(56.7점)보다 높게 나왔다.

업계에선 일부 고가차에 대한 보험료 부담 확대와 렌트 합리화 등 개선 방안이 시행되면 수입차 판매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른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이 수입차 구입을 줄일 가능성이 있고, 수입차 대차(貸車)에 특화한 중소 렌터카업체들도 국산차 구입을 늘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입차업계는 “합리적인 개선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차를 일방적으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가차에 대한 보험료를 합리화해 전체 소비자 효용을 높이는 정책이라면 환영한다”며 “국산차든 수입차든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