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이미지 훼손, 신뢰 깨져", "안전과 직결되지 않아 구매해도 괜찮다" 의견 분분
[현장+] 2030, 폭스바겐 사태에도 구입할 생각 있나?…의견 들어보니

[ 안혜원 기자 ] “폭스바겐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어요. 연비가 좋으면서 친환경적이라는 디젤 차 광고 문구가 역설적이게도 정반대였네요.”

지난 9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한 남학생은 폭스바겐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 후폭풍은 2030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20~30대 젊은 층의 수입차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개인 구매고객 11만7360명 중 연령별 구매율 1위는 30대였다. 30대 구매자는 약 38%를 차지한 4만4652명이었다. 20대도 9304명에 달했다.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올들어 9월까지 20~30대 고객은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폭스바겐을 가장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고객이 구매한 수입차는 8105대로 약 29%(2360대)는 폭스바겐을 구매했다. 같은 기간 30대 고객이 구매한 수입차는 총 4만724대로 약 23.6%(9633대)는 폭스바겐을 선택했다.

이번 사건 이후에도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청년층의 선호도는 유지되고 있을까. 대학 캠퍼스 등 젊은 층이 모이는 장소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자가 만나 본 많은 학생들은 대체로 디젤 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던 김동혁 씨(중앙대 경제학과 4학년)는 “이번 사건 이후로 폭스바겐은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실제 많은 공해를 일으킴에도 그것을 조작해 오히려 친환경적 이미지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걸 보니 매출을 위해서라면 어떤 불법이라도 감행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강지은 씨(고려대 영문과 4학년)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사건 이전 폭스바겐 차량은 안전하다는 것에 신뢰를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사건 이후 안전성 등 배기가스 이외의 다른 부분에 대한 조작은 없었을까 의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까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이형국 씨(33)는 “폭스바겐 차량을 구입한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차량을 되팔 때 제 가격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한다”면서 “당분간 폭스바겐 신차 구입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건이 향후 폭스바겐 차량 구입 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취업준비생 진모씨(29·남)는 “사실 이번 사태가 차량의 주행 성능 자체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차를 사는 목적이 환경 보호는 아니었던 만큼 주행에만 문제가 없다면 향후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렉서스 리콜을 예로 드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이민재 씨(31·남)는 “렉서스 급발진 사태로 위기를 맞은 도요타도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결국 다시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며 “폭스바겐 사건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이슈는 아닌 만큼 도요타보다는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폭스바겐의 회복세를 예상하는 만큼 주가와 가격이 떨어진 지금 폭스바겐의 주식과 중고차를 구매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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