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매 급증한 현대·기아차
9월 판매 증가율 투싼 120%↑·K9 500%↑

현대·기아, 폭스바겐 반사이익 본격화 기대
중국 시장 회복 이어 미국서 9월 판매 17.8% 증가
신차로 공세 가속…BMW 등 독일차는 주춤
현대·기아차, SUV·럭셔리카 타고 미국서 웃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미국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 도요타와 BMW를 연거푸 앞선 데 이어 올 들어 처음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쟁 업체인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디젤차 배기가스량 조작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받아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 주요 시장서 질주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작년 9월 대비 17.8%나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 시장 평균증가율(15.7%)을 2.1%포인트 웃돈 것으로 연중 최고치다.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증가율은 지난 3월 9.9%를 기록한 이후 3% 이하에 머물렀다. 지난 7월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늘면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미국 시장 평균성장률을 웃돌았다. 증가율 순위로는 주요 완성차업체 중 포드와 닛산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미국 9월 판매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대형 세단 판매량 증가와 SUV 특수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싼타페와 투싼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각각 20%, 120% 늘어 현대차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새로 나온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은 기아차 판매량을 늘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달 기아차 K9(현지명 K900) 판매량도 329대로 1년 전보다 488%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SUV 덕을 봤다. 8월 한 달 전보다 14.2% 늘어난 9만6154대를 팔았다. 4월 이후 넉 달 연속 이어지던 전월 대비 감소 추세에서 벗어났다. 올 들어 고속 성장하던 중국 토종업체에 맞서 가격 인하 정책을 쓴 게 주효했다. 현대차는 8월 중국에서 투산 ix의 가격을 370만원, 싼타페 가격을 최대 550만원 내렸다. 그 결과 8월 투싼 ix 판매량은 8174대로 전월보다 141% 늘었다. 같은 기간 싼타페 판매량도 121%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도 반등했다. 8월 유럽에서 6.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2년 12월(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SUV 인기가 이어지면서 주요 시장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반사이익 볼 듯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량 조작 사건 때문에 폭스바겐뿐 아니라 독일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폭스바겐과 BMW, 벤츠는 지난달 미국에서 모두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주력 모델인 신형 파사트를 미국에 내놨다. 하지만 같은 달 19일 디젤차 배기가스량 조작 파문으로 곧바로 판매 중단 조치를 받았다. BMW도 이달 중 7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폭스바겐 사태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기아차는 신차 공세를 이어간다. 기아차가 신형 K5를 이달 중 미국에 내놓는다. 현대차도 연내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를 미국에 첫선을 보인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싼타페, 투싼, 쏘나타 등 4개 핵심 차종으로만 월 6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내년 초에 미국에 신형 스포티지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하반기에 주요 시장에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인 현대·기아차가 시기상 유리한 상황에 있다”며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독일 업체가 부진하면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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