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의 카드뉴스
# <에디터 주> '뉴스래빗'이 만드는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 [김현진의 ㅁㅗㅁ짱]을 소개합니다. 인터뷰 기사를 꼭 텍스트와 인물 사진 몇장으로 쓰라는 법은 없죠?

인터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만들고, 영상처럼 움직이는 GIF(graphics interchange format) 파일을 접목하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작가가 모래로 그린 '뉴스래빗' 동영상도 함께 감상해 보세요.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 '뉴스래빗'의 실험은 계속됩니다.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은 상처 투성이에 울퉁불퉁 못생겼습니다. 사람들은 이 발을 '아름답다' 말합니다. 예술적 경지에 오르려 인고의 시간을 버틴 몸의 흉터이자 훈장입니다. 발레리나로 태어난 몸은 없습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발레리나의 몸을 완성하는 것이지요.

[김현진의 ㅁㅗㅁ짱]은 그 세월이자 훈장 같은 '아름다운 몸'를 찾아갑니다.

첫 회는 모래로 세상을 그리는 샌드 아티스트 지수(40)의 손입니다.

샌드 아트는 빛과 모래를 이용해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장르입니다. 밝은 조명판 위에서 모래가 음영을 만들어내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수의 모래 그림은 '한 폭의 수채화', '해학을 담아 펼쳐놓은 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손에 쥔 모래를 조명판에 흩뿌려 병아리 부화 과정를 난생 처음 보는 아이의 호기심을 그려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한 아들의 간절함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광고와 영화,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했습니다.

지수는 국내 여성 가운데 첫 샌드 아티스트 입니다. 한때 뮤지컬 배우와 성우로도 일했죠.

그래서 그녀의 손도 연기를 합니다. 배경음악에 맞춰 모래를 뿌리는 손은 춤을 추기도 하고,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빠르고 섬세합니다. 다른 샌드아티스트와 구별되는 지수만의 특별함이죠.

대형 화면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보는 이들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녀는 판화의 음·양각, 수채화 속 번짐 효과 등 다양한 회화 기법을 총동원합니다.

샌드아트는 최종적으로 완성된 그림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화가가 한폭의 그림을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완성하듯, 매 순간 모든 요소를 층층이 쌓아 최종 작품으로 나아갑니다.

이 모든 과정을 그녀의 손이 합니다.

공연이 끝나면 그림은 모래로 돌아갑니다. 다시 하찮은 모래가 손을 만나 서서히 우리의 삶으로 그려질 때 우리는 특별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관객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ㅁㅗㅁ짱] 지수의 손이 건네준 교훈입니다.

◎지수가 모래로 그린 '뉴스래빗'을 공개합니다. Thank you, 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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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기획·구성=이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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