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의 카드뉴스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 '뉴스래빗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인공지능을 가진 가성 공간의 여성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남자 테오도르의 공허함을 그린 영화 '그녀(HER)'를 보셨나요?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1000만 한국영화 '명랑'의 흥행 대박 속에서도 국내 30만 관객을 끌어모으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척박한 국내 다양성 영화 시장에 그나마 한줄기 희망 같은 영화였죠. 디지털 속 가상 현실은 결코 인간을 향한 인간의 영원한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수 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여기 [뉴스래빗] 속에도 그녀가 등장합니다. 로봇기자인 그녀의 이름은 '헐(HER...L)'.

알고리즘을 이용해 테오도르에게 매일 수십 개의 뉴스를 건넵니다.

오직 테오도르만을 위한 기사입니다. 테오도르의 취미, 동선, 식성 등을 반영해 맞춤형 기사를 건네죠. 테오도르가 해변을 걸을 때는 자외선 차단에 관련된 기사를 보여주고, 저녁시간에는 유행하는 '만능간장' 요리법도 제시합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미디어연구 <로봇이 기자를 대체할 수 있다 vs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이 작성한 기사를 보고 작성 주체가 로봇이라고 짚어낸 설문 참가자는 10명 중 2명에 불과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일반인과 기자 모두 로봇이 작성한 기사에 오히려 관대한 평가를 내렸다고 해요.

앞으로 로봇 기자의 영역은 더 넓어질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주식시장, 기업매출 등 재무성과 등에서부터 비정형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심지어 크리스 헤먼드 내러티브 사이언스 최고기술책임자는 "5년 안에 로봇이 쓴 기사가 퓰리처상을 수상할 것"이라고까지 예견했죠.

로봇기사가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이 직접 작성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와 감성, 배려를 담은 기사의 가치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번 미디어 연구를 진행한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로봇기사만 남을 경우 비판과 감시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알고리즘을 만드는 개발자도 인간, 개발에 참고하는 기사의 원형도 인간 기자가 작성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인간과 로봇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할 때 저널리즘은 한 발 더 미래로 나아간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중간 보고서 성격인 이 미디어 연구의 최종 질핍본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발행된다고 합니다. 로봇저널리즘 영역에 대한 나머지 최종 조사 결과가 기대됩니다.

◎ 언론재단 '로봇이 기자를 대체할 수 있다 vs 없다' 중간보고서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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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기획·구성=장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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