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응급실 1.6배 늘린다

메르스 후속 대책에 1천억 투입
'감염병 대응 센터' 설치하고 백신 개발 기관 지원하기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오른쪽)이 2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 개발과 응급실 확대 등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국제백신연구소(IVI)를 통해 메르스 백신 개발 기관에 5년간 410억원을 지원한다. 필요하다면 병원이 보유한 메르스 환자 치료정보도 공유할 계획이다.

개별 병원이 메르스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송 원장은 “동물실험을 마치고 임상을 기다리는 후보 백신들이 있다”며 “이들의 임상시험에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통로였던 응급실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응급실 환자가 30분 안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고 6시간 안에 담당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입·퇴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3월까지 응급실을 현재의 1.6배 규모로 늘린다.

대책 일부는 이미 시행 중이다. 지난달 응급실 병상을 1인 구역으로 바꿨고 응급실 입구에서 감염 환자를 분리하고 있다. 응급실에 음압격리병실도 11개 설치했다.

일반 병동의 감염 관리도 강화한다. 입원 환자 면회객은 환자당 2명 이하로 제한하고 메이요클리닉 등 해외 기관과 협력해 병원 안에 ‘감염병 대응 센터’를 설치한다. 응급실 밖에 정식 음압격리병실을 10개 이상 두고 열감지 카메라와 폐쇄회로TV(CCTV)를 연동한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춘다.

송 원장은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을 방문해보니 에볼라 환자가 올 때를 대비해 특수병실을 3개 마련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벤치마킹해 역학전문가 등 감염 인력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