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세대간 일자리 갈등…기업이 푼다
[Cover Story] 경제 침체·노동 경직성…청년 실업률 高高

한국 사회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650만명(인구의 13%)에 달할 정도다. 2026년이면 20%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 이런 탓에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자리 갈등의 근본 원인은 두 가지다. 경제침체와 정년연장을 비롯한 노동시장 경직성이다. 둘 중에서도 경제침체가 더 큰 문제다. 경제가 매년 꾸준히 5%씩 성장한다면 갈등의 골은 사라진다. 정년연장이 주는 부담도 감내할 수 있다. 청년 고용절벽도 두려울 것이 없다.

경제침체…체감 청년실업률 25%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10.2%다. 하지만 취업을 위해 재수하거나 아르바이트 등 불안정고용까지 포함하면 체감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첫째 원인은 경제침체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과 블룸버그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3%에 불과했다. 작년 4분기(0.3%)에 이어 금융위기 여파를 겪었던 2009년 1분기(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성장 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성장률은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최악이다. 2분기 성장률(전기 대비)을 보면 중국(1.70%), 홍콩(0.40%), 대만(1.59%) 등이 한국보다 높았다. 또 최근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겪은 그리스(0.8%)도 우리 성장률보다 높았다. 한국의 경제체력이 거의 바닥권이라는 경고에 다름아니다.

경제가 불황에 빠질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고용 축소, 투자 축소다. 특히 신규 인력 포기다. 신규 인력은 대부분 젊은 층을 의미한다. 기존 인력으로도 허덕거리는 기업들이 ‘새 피’를 수혈할 여력이 있을 수 없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대학졸업생들이 서너 군데에서 입사 합격통지서를 받은 것도 경제가 급성장할 때였다. 지금 대졸자들은 취업 재수는 기본이다.

정년연장…노동유연성 부족

설상가상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경직돼 있다. 한 번 고용하면 경영이 안 좋아도 구조조정하기 힘들다. 여기에는 막강한 노동조합도 한몫한다. 노조는 근로자의 권리를 지킨다는 점에서 헌법상 권리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대규모 노조는 정규직 보호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어 신규 채용의 물꼬를 터주지 못한다. 정규직이 노조에 의해 보호되는 한 기업이 생산성이 낮은 장기근속 정규직을 청년으로 바꿀 재간이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비정규직 채용에 힘을 쓴다. 노조가 무서운 탓도 있지만, 경제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기업들은 정규직보다 해고가 비교적 유연한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된다. 때문에 정규직 노조가 청년들에게 돌아가야 할 양질의 일자리를 막는다는 비판이 많다.

[Cover Story] 경제 침체·노동 경직성…청년 실업률 高高

여기에 정년연장이 겹쳐 있다. 노동 유연성은 갈수록 떨어지는 데 반해 고용보장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뚜껑을 닫아놓은 상태로 새 물을 넣을 수는 없다. 새 물은 바로 청년들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고임금을 받는 정년대상자 수가 줄어들지 않게 된다. 따라서 채용을 하지 않아도 인건비가 증가하는 셈이기 때문에 신규 채용을 할 여력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정년연장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평균수명이 80세에 이른 장수시대에 50대 중반의 은퇴는 또 다른 사회 문제다. 특히 요즘은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여서 부모세대의 정년연장은 건강과 노후준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정년연장이 가장 실질적인 사회보장책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고령자의 경우 대부분 높은 임금자여서 부담이 커진다고 한다. 55세 이상 근로자의 임금은 34세 미만보다 3배나 많다. 반면 생산성은 낮은 편이다. 기업들은 특히 매년 5% 이상을 신규 채용해야 업무 노하우와 기술을 제때 전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55세 이상이 직장에 남게 되면 2016년부터 1990~1996년생의 취업환경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청년들은 요즘 ‘임시직의 늪’에 빠져 있다. 대부분 청년구직자들은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와 같은 임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불안정한 노동시장의 고착화로 인해 노력과 결과는 무관하다는 자조섞인 푸념도 늘어나고 있다.

장두원 한경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 2년) seigichang@yonsei.ac.kr
정희형 한경인턴기자 (경희대 생체의공학 4년) horse11@naver.com

■ 임금 피크제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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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일정 연령에 이른 근로자의 임금을 깎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2016년부터 300명 이상 기업의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임금은 특정 연령부터 정년까지 매년 깎아나간다. 정년을 늘리되 기업의 임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비정규직:근로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시근로자와는 달리 근로기간이 정해져 있는 계약직, 일용직 및 파견직을 말한다. 상시근로를 하지 않는 파트타임 근로자도 포함된다.

고용절벽:통상임금의 확대, 법정 정년의 연장 및 사업 규제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급감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고용유연성:외부 환경 변화에 인적자원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배분 또는 재분배되는 노동시장의 능력을 의미한다. 해고가 자유로워야 고용도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우리나라엔 노조의 힘이 강해 노동시장이 정규직 위주로 경직돼 있어 새로운 고용을 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제: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1988년 1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으며, 2015년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다. 2016년에는 전년보다 8.1% 인상된 6030원으로 결정됐다.

이태훈 한경인턴기자 (세종대 경영학 4년) taehoon03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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