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순환출자 해소 시동…신동빈 회장, 제과 주식 매입
롯데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그룹 회장(사진)은 이날 증시 마감 후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제과 주식 1.3%를 매입했다. 시간외거래를 통한 블록딜이었다. 총 1만9000주로 매입금액은 이날 종가(188만2000원) 기준으로 358억원이다. 이로써 신 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총 6.7% 보유하게 됐다.

여러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롯데제과와 롯데건설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고리가 140개에 달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지분 관계를 없앰으로써 전체 고리의 34%를 끊을 수 있게 됐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이종현 롯데 정책본부 홍보 상무는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본격적인 순환출자 고리 끊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6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투명성 제고 등 4대 중점 추진과제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조직이다. 순환출자 해소의 경우 11월 말까지 전체 고리의 340개(80%)를 끊는 것이 목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순환출자 해소에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계열사는 오너인 신 회장이 직접 주식을 매입하고, 더 많은 돈이 드는 경우에는 계열사가 자사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롯데는 인도에서 기차역과 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역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지난 27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롯데가 국내에서 철도기관과 협력해 역사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서울 영등포역, 청량리역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인도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지역 등에서 복합역사개발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신 회장은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과 함께 뉴델리역 일대도 직접 둘러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