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습적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향후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위안화 평가절하의 배경을 두고 워낙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어 그 파장 역시 예단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7%로 잡고 있지만 부정적 견해가 많다.

블룸버그 통신은 “수출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등 경제지표도 부진해 목표 성장률 달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올 1·2분기 연속 7% 성장했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견해도 많다. 중국이 증시 및 부동산 대책에 이어 환율 인상까지 들고 나온 것은 예상보다 상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 경우 1990년 이후 최저치로 세계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글로벌 주식 및 원자재시장이 크게 출렁거린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 파트너인 만큼 한국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쇼크 와중에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까지 올릴 경우 급속한 자금 유출로 신흥국들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소위 ‘9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의 5년만기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3일 63.10bp까지 올라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신흥국의 CDS 프리미엄도 크게 올랐다. 더욱이 1994년 단행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아시아 외환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있어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늘면 우리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큰 만큼 우리 수출에 긍정적”이라고 밝혔지만 지금 그렇게 한가한 분석만 내놓을 때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 중국발(發) 위기가 막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분석과 대응은 너무 하나 마나 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