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논란 해결 카드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와 순환출자 해소 의지를 밝혔다.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반(反) 롯데' 정서가 확산되고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자 특단의 대책을 꺼내든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호텔롯데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주주 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가까운 시일내 기업 공개를 할 수 있게 노력하는 등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순환출자룰 80% 이상 해소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적논란'을 낳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 호텔롯데,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두루 보유한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롯데건설(지분율 43.07%) 롯데손해보험(2,170 -2.25%)(26.58%) 롯데케미칼(236,500 +0.42%)(12.68%) 롯데푸드(439,500 +0.34%)(8.91%) 롯데쇼핑(126,000 0.00%)(8.83%) 롯데칠성(141,000 +1.08%)음료(5.92%) 롯데제과(37,900 -1.69%)(3.21%) 등이다.

그러나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롯데가 일본 기업'이란 논란을 낳기도 했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의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이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L투자회사 12곳이 대부분인 72.6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L투자회사 등의 주주구성이 밝혀지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호텔롯데 상장이 논의된 바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호텔롯데의 상장에 부정적이어서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신동빈 회장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호텔롯데 IPO·순환출자 80% 이상 해소…"지배구조 개선·투명성 강화"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다소 분리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상장 과정에서 오너 일가와 일본 계열사가 보유 지분을 내놓거나(구주 매출) 신주를 발행한 뒤 공모를 거치면서 일본 롯데측 지분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신 회장도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롯데그룹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시비도 개선될 수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도 단순화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 시킬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시키겠다"며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보다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신 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 "기업 성장의 과실을 한국 투자자에게도 배분, 롯데그룹의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순환출자 해소 등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도 가능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텔롯게 상장 후 기업가치를 2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권의 대어가 상장하는 것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