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기상청이 제공하는 공식 기온 예보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상청의 온도 예보가 국민이 체감하는 무더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 3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5도. 하지만 이날 서초구는 34.1도, 송파구 33.4도를 기록하는 등 서울의 공식 기온보다 2도가량 높았다. 은평구와 관악구의 이날 최고기온은 30.6도와 30.1도를 기록하는 등 공식 기온보다 1도가량 낮았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서울의 공식 기온은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 측정치다. 대한제국 시절인 1907년 이곳에 기상관측소가 들어서면서 관측이 시작됐다. 송월동 관측소를 비롯해 전국에는 80여개 지역대표 관측소가 있다. 이곳에서 나온 측정치가 해당 지역의 공식 기온이다. 이 외에도 전국 469곳에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돼 있다.

서초구나 송파구의 기온은 AWS로 측정한 온도다. 참고용일 뿐 서울의 공식 기온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인왕산 밑에 있는 송월동 관측소는 고층 대형 빌딩 밀집 지역과 떨어져 있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온도를 보인다. 다른 도시의 지역대표 관측소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각 지역대표 관측소에서 잰 기온이 해당 지역의 실제 더위 정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시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역대표 관측소는 주변 건축물에 의해 기온이나 바람이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 두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