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통합 지주회사인 SK(주)가 8월1일 공식 출범한다. 통합 SK(주)는 SK C&C가 기존 SK(주)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새 SK(주)는 자산 13조2000억원, 직원 4100명을 보유한 사업 지주회사로 거듭난다. SK그룹은 113조원 수준인 SK(주)의 매출을 2020년까지 200조원으로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SK(주) "2020년 매출 200조로 늘린다"
○‘한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

새 SK(주)는 오는 3일 첫 이사회를 열고 합병완료 보고 등의 안건을 의결한 뒤 별도의 공식행사 없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통합 SK(주)는 기존 SK(주)와 SK C&C의 사업영역을 유지하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한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한다. 기존 SK(주)는 그룹의 브랜드 관리와 바이오사업 등을, SK C&C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현 조대식 SK(주)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은 통합 SK(주)의 각자대표이사를 맡는다.

SK(주)는 사업의 내용을 명확히 반영하고 고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법적 명칭과는 별개로 기존의 두 회사를 ‘SK(주) 홀딩스’와 ‘SK(주) C&C’로 부르기로 했다. SK그룹은 부채비율 46%, 현금흐름(EBITDA) 1조2000억원의 건전한 지주회사가 출범함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대 성장동력 육성

SK(주)는 통합 후 △정보기술(IT) 서비스 △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성장동력을 중점 육성할 방침이다. IT서비스 부문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경영정보시스템(MIS) 등의 비중이 높은 기존 사업영역을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확대한다.

ICT융합 부문에서는 무인경비, 영상감시 등 융합보안과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를 중점 육성분야로 꼽았다. 2016년까지는 그룹 내 자체 수요를 중심으로 사업확장을 위한 시동을 걸고, 2017년부터는 올 상반기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훙하이와 함께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NG사업은 LNG 공급능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셰일가스를 미국 현지에서 액화해 2019년부터 2039년까지 연간 220만t씩 국내에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제약사업은 현재 SK(주)의 100% 자회사로서 신약개발과 의약중간체 제조만 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을 2018년까지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 바이오회사로 키울 계획이다. 2018년 이후 기업공개(IPO)와 신약개발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짜놨다.

이 밖에 SK C&C의 100% 자회사인 에센코어가 하고 있는 반도체 모듈 사업은 지난해 2683억원이던 매출을 2018년까지 1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주)와 SK C&C 기존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융합보안, 스마트물류사업 등 신성장 동력으로 정한 분야가 그룹 내 계열사와 강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