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임원진을 꾸린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를 바라보는 경상남도청 일부 공무원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동안 퇴직 공무원 몫이라 여겼던 협회 사무처장 자리에 민간 출신 인사를 선임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는 이달 초 제23대 김상수 회장(한림건설 대표) 체제로 새로 출범했다. 지난 2월부터 공석이던 사무처장 자리엔 최웅기 전 풀만호텔 사장을 선임했다.

사무처장 자리는 2003년 이후 줄곧 공무원 출신 차지였다. 2003년 6월 김태형 전 양산부시장을 시작으로 박종흠 경상남도 건설국장, 구도권 기획조정실장 등이 퇴직 후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도에서 퇴직한 공무원 중 누군가가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초 도청에서 부이사관으로 퇴직한 A씨는 5개월을 앞당겨 물러났고, 도청 안팎에선 그의 협회 사무처장 임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경남도회 회장 선거와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신임 회장이 주변의 천거와 상관없이 최 전 사장을 사무처장으로 선임하면서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건설협회 중앙회장직에 도전하려는 김 회장이 자신의 뜻을 살필 수 있는 사람을 사무처장 자리에 앉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협회가 경상남도의 부속기관인 양 퇴직 공무원이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앙회장직 도전은 ‘이제 경남에서도 건설협회를 이끌 사람이 나올 때가 됐다’고 사석에서 한 말이 확대된 것인데, 마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